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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xaramius May 21. 2017

The Sixth Extinction

by Elizabeth Kolbert

(한국어판 제목: 여섯 번째 대멸종, 처음북스)



Panamanian Golden Frog


이 개구리는 파나마 황금 개구리 (Panamanian golden frog, Atelopus zeteki)라고 합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겠지만, 파나마에서 많이 서식하고 있어서 한 때 이 나라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동물입니다. 우표도 나왔고 복권에도 등장했다고 하네요. 개구리 치고는 나름 귀엽게 생긴 데다가 노란 색깔이 너무 예뻐서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단, 독이 있다고...) 안타깝게도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합니다. 멸종 위기에 처해서 실험실에서나 겨우 볼 수 있지요. 외래 균류의 도입으로 인해 일어난 일이라고 합니다.



Mass Extinction?


사실 멸종이라는 것은 흔하게 벌어지는 일입니다. Background extinction은 항상 일어나는 현상이죠. 지금까지 지구 상에 있었던 종 중에서 99%가 사라졌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이런 멸종 말고, 지금까지 지구는 총 다섯 번의 대규모의 멸종, Mass extinction을 겪었다고 합니다. 2백만 년 안 되는 시간에 75% 이상의 종이 사라지면 Mass extinction이라고 하는데, 빙하기의 도래, 지구 온난화와 해양 화학 시스템의 변화, 소행성 충돌과 같은 급격한 천재지변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이런 환경의 변화에 기존에 살고 있던 생물들이 적응을 못하게 되면 그 종은 사라지게 됩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대멸종은 6600만 년 전에 있었는데요, 중생대 백악기와 신생대 3기에서 일어난 Cretaceous–Tertiary (K–T) extinction이라고 합니다.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면서 생긴 먼지로 인해 비롯된 일이죠.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연구 중입니다만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는 먼지 안에 있던 황 성분이 태양빛을 차단하여 지구 온도가 낮아졌고, 이런 환경 변화로 인하여 당시 지구 상에 있었던 75% 이상의 종들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공룡도 이때 사라졌죠.



Anthropocene extinction


저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여섯 번째 대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위기의 원인이 ‘one weedy species’ 에게 있다고 합니다. 이 종은 “지구의 1/3 이상의 지형을 바꾸고 있고, 주요 강에 댐을 건설하거나 흐름을 바꾸고 있으며, 비료 공장을 만들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질소를 생산하고, 1/3 이상의 해양 생물을 포획하고, 절반이 넘는 양의 담수를 사용하며, 화석 연료와 산림 벌채로 인한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증가로 인해서 대기의 조성을 바꾸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네, 바로 우리 ‘인간’입니다. 덕분에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Anthropocene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금 지구 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의 많은 부분이 인간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런 일들은 background extinction 수준이 아니라 mass extinction 수준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저자만의 주장이 아니라 많은 과학자들이 동의하는 내용입니다.


책의 각 챕터는 그 내용을 대표하는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들이 부제로 붙어있는데, 중반부에서는 인간이 Mass extinction에 끼치는 원인에 대해서 하나씩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간들의 무분별한 사냥으로 인해 멸종된 큰바다쇠오리 (Great Auk),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인해 바다가 산성화 돼서 사라질 위기해 처한 산호초, 잦은 대륙간 왕래로 인해 도입된 외래 균류, 바이러스, 세균에 의해 멸종 위기에 처한 박쥐들이 대표적이죠. 그런데 이 책의 좋은 점은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들과 기후 변화, 생태계 파괴에 대해 알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과학적 메커니즘을 설명해주고 이런 행위를 계속할 때 벌어질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어떻게 해양을 산성화 시키고 해양 생태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Species-area relationship을 통해서 빙하 해빙 현상이나 산림 벌채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직접 책을 읽어보면서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Must read!


이런 내용뿐 아니라 책에서는 저자가 세계 곳곳의 생태계에 대해 연구하는 실험실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들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취재한 내용과 생물학과 지질학을 연구했던 예전 과학자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멸종 현상을 보다 넓은 역사적 범위에서 이해해 보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이 잘 전달된 책입니다. 아직 지구 온난화나 기후 변화와 같은 주제들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잘 와 닿지 않으시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이 문제가 단순히 과학자들이 만들어 낸 이야기가 아니라 상당히 총체적 난국이고, 해결 방법이 생각보다 복잡할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이 만든 멸종 위기가 인간 자체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우리가 만든 변화들에 우리가 적응 못해서 인간이라는 종이 멸종될까요?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가 하는 행동들이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예측한 사람들이 있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다는 거죠. 하지만 그 노력이 성공할지 아닐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Joni Mitchell의 노래 가사처럼 너무 늦기 전에 후회하지 말아야 할 텐데요.


Don't it always seem to go

That you don't know what you've got til its gone

They paved paradise

And put up a parking lot



Reference: Barnosky AD, et al. (2011) Has the Earth’s sixth mass extinction already arrived? Nature 471:51-57, doi:10.1038/nature09678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471/n7336/full/nature0967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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