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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운 Dec 07. 2022

[블랙 아담]

찢어진 망토 두른 드웨인 존슨이 뭐든 뚜까 패고 날아다닌다...

WWE의 인기 프로레슬러 출신의 캐릭터이자 그간의 이력을 통해  안정적으로 할리우드에 드웨인 존슨은 이번 [블랙 아담]에선 극 중 국가인 칸다카에서 민중 혁명을 상징하는 일종의 다크 히어로로 나온다. 히어로의 대접을 받지만 낚아챈 악당들을 비행해서 공중에서 집어던지고, 헬기 등을 박살 내는... 그런 폭력 충동을 주체하지 못하는 어두운 색감의 히어로다. 이 작품에서 칸다크라는 곳은 실상 이집트에 대한 비유인데, 우린 이곳을 최근 <문나이트> 등의 작품을 통해 나름의 이미지로 각인하고 있다. 고대의 유적과 전설 등등...


아닌 게 아니라 드웨인 존슨은 이미  [미이라] 시리즈의 스콜피온 킹으로 나온 바 있다. 역시나 이집트라는 곳의 이미지를 가지고 오락물로 그냥 웃자고 하는 소리로 만든 작품들에 이력이 난 사람인데, [블랙 아담]은 여기에 진지한 척 서구 열강의 침탈과 민중 혁명의 서사를 덧씌우는데, 당연히 그게 아주 잘 먹히진 않는다. 전설이라는 바탕과 DCEU의 전작 [샤잠]에 연계된 세계관은 여전히 설득력에 있어 부족함을 드러낸다.


더불어 드웨인 존근은 사모안 폴리네시아계인데 그동안 왜 이집트 서사와 인연이 있었는지는 그다지...  어쨌거나 이번에도 그놈의 DCEU 부활의 기치를 세우고 등장했는데,  본인의 의욕도 수년간 들인 공이 있었다고 들었다. 특히나 [블랙 아담]은 액션의 물량공세에 있어선 [맨 오브 스틸] 같은 전례를 상당히 의식한 듯하다. 여기에 닥터 페이트, 애덤 크래셔, 호크맨 등 이름 정도만 알  모를 듯한 캐릭터들의 등장은 MCU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주목했던 그간의 성장세를 채우려는 듯 무리를 해서라도 판을 크게 벌리는 인상이다.


[샤잠]의 명백한 실패의 경험 역시 만회하려던 이런 DCEU의 노력은 최종적으로 엔딩 크레딧의 쿠키로 나름의 호응을 얻은 모양이다. 수치상의 흥행에도 못 미쳤지만, 간혹 나같이 단순한 히어로물 관객층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단조로운 작품이 세상에 존재한다. 롤링 스톤즈의 paint it black의 익숙한 재생과 더불어 함께 하던 [블랙 아담]은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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