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다르더라 _ 육아일기 (D + 391일)

by 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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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가 부쩍 엄마를 찾는다. 나와 보내는 시간보다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훨씬 길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겠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2순위가 되어버렸지만 간단히 순위를 올릴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아마 이대로 쭉 가지 않을까 싶다.


가장 크게 차이 나는 건 코코를 재울 때다. 내가 코코를 재우려고 하면 엄마를 찾아 밖으로 나간다. 방문을 닫아버리면 대성통곡을 해서 결국 열어줄 수밖에 없다. 아기띠를 하고 안아서 재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반면 아내가 재울 때는 코코는 보채지 않는다. 아내 옆에서 사부작사부작 놀다가 잠든다. 물론 가끔 자지 않고 버틸 때도 있지만 그건 졸리지 않아서 그런 거지 날 찾는 건 아니다.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도 든다. 아내가 코코를 신경 쓰는 디테일이 나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코코와 놀아줄 때 그냥 재밌게 해 줘야지 라는 생각밖에 안 하는데 아내는 코코의 감정까지 세세히 들여다본다. 위험해서 물건을 뺏더라도 나는 그냥 바로 뺏어버리는데 아내는 코코와 한참 이야기를 한다. 물론 결국 뺏기면 울긴 하지만 자기감정을 헤아려줬다는 건 눈치로 아는 것 같다. 그러니 아내를 더 좋아할 수밖에.


코코가 초등학교에 가고 중학교에 가도 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 노력이 필수라는 건 잘 안다. 하지만 그냥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잠깐을 놀아줘도 진심을 다해 놀아줘야 코코도 좋아하는 데 조금이라도 건성으로 대하면 바로 엄마에게로 달려간다. 어려운 일이다.


간사하게도 가끔은 엄마만 찾는 게 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순간의 편함이 쌓이게 되면 아이들과 멀어지는 거겠지.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오늘은 코코와 단둘이 육아지원센터 놀이방에 다녀왔다. 넓은 공간에 다양한 놀이시설이 있는 곳이다. 두 시간 가까이 미끄럼틀도 타고, 커다란 실로폰도 연주하고 재밌게 놀다 왔다. 다녀오는 동안 엄마를 찾지 않아 다행이었다. 아직은 내게 기회가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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