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은 서서히 시작되었다. 원체 잘 먹어서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야채 반찬이 남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래도 맛있는 반찬을 다 먹은 후 남은 야채를 먹었는데 요즘은 먹다가 의자에서 내려달라고 운다. 아내는 열심히 만든 반찬을 먹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야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고 말이다.
야채를 먹지 않는 게 아쉽지만 한편으론 이해가 된다. 나도 야채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아식을 먹은지 얼마 되지 않은 코코가 야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을 보면 확실히 육류, 어류에 감칠맛이 더 담겨 있는 듯하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더 맛있는 것을 쫒게 되니 말이다.
잘 먹는 모습을 보면 좋지만 영양을 생각하면 좋아하는 것 만을 줄순 없다. 남은 야채를 보면 한숨이 나와도 계속해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계속 이렇게 야채를 남긴다면 완자로 만들어주거나 볶음밥처럼 함께 먹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할 것 같다.
다른 고민도 있다.
한 번은 아내가 어묵볶음을 해줬다. 코코는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고 반찬을 더 달라고 울었다. 어묵에는 기본적으로 간이 되어있기 때문에 더 맛있게 느껴진 것 같았다. 그동안은 아예 간을 하지 않고 반찬을 만들어 줬으니 간이 된 음식은 신세계였을 것이다. 유아식은 기본적으로 간을 거의 하지 않는 데 그러다 보니 맛이 없다. 내가 먹어보니 정말 무(無) 맛이었다.
간은 되도록 천천히 해주는 게 아기의 몸에 좋다던데, 코코가 점점 의사표현이 확실해져가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조미료를 쓰지 않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주변을 보면 조금씩은 간장이나 소금을 넣는다던데 야채볶음에 간을 하면 코코가 더 잘 먹을 것 같기도 해서 고민이 된다.
나중에 지나고 보면 별일 아닐 거라 생각하지만 책이나 유투브에서 나오는 내용을 그냥 흘려내지 못한다. 야채를 억지로 먹이지 않아도, 음식에 간을 좀 하더라도 아이는 잘 클 텐데. 음식을 만드는 부모나 먹는 아이 모두 괜히 고생을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육아가 참 어렵다. 나도 처음이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