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저녁을 먹고 외출 준비를 한다. 코코가 잠들기까지 남은 시간은 한 시간 반. 남는 시간에 집 근처를 산책한다. 유연근무로 30분 일찍 퇴근하면서 생긴 변화이다.
간단하게 아기띠와 코코신발을 챙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공동현관을 나선 후 코코를 내려줬다. 귀여운 신발을 신은 코코는 아파트 단지를 총총 걸어 다닌다. 천천히 뒤를 따라다니며 고민을 한다. '오늘은 어디를 갈까?' 잠시 고민한 끝에 근처 아이스크림 가게를 가기로 했다.
코코의 손을 잡고 아이스크림 가게로 향한다. 호기심 많은 코코는 내가 가자는 대로 따라가지 않는다. 손을 놓고 계속 물어본다.
"이게 뭐야?"
"나무야 나무. 이건 키가 큰 나무 요건 키가 작은 나무."
코코가 물어보면 열심히 대답해 준다. 되도록이면 이런저런 부연설명까지 섞어서 말이다. 전엔 단답형으로 짧게 대답하고 속으로 왜 이렇게 똑같은 걸 계속 물어볼까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대답해 주고 자세히 말해주는 게 좋다고 해서 생긴 변화이다.
코코는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 나무, 재활용분리장, 배수관, 배달 오토바이 등등 보이는 모든 것을 물어본다. 대답해 주며 길을 가는데 아직도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성인 걸음으로 3분이면 도착할 거리인데 10분 동안 1/3도 가지 못했다. 예전에는 이럴 때 손을 끌며 코코가 앞으로 걷도록 유도했었다. 하지만 어떤 육아 유튜브에서 모든 놀이와 활동은 아이 중심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해서 최대한 맞춰주려고 노력 중이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더라도 말이다.
코코는 주변 모든 것이 신기한 것 같다. 내겐 일상적인 아파트 단지인데 코코에겐 태어나 처음 보는 것일 테니 당연한 일이다. 보도블록 위의 개미와 버려진 킥보드에 대해서 한참 설명해주고 있는데 땀이 줄줄 흐른다. 결국 코코를 안아 올렸다. 아기띠를 채우고 아이스크림가게로 직행한다. 교육도 중요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기로 했다. 주변을 둘러보며 계속 물어보는 코코는 쌩쌩해 보였다.
돌아가는 길에 내가 아이스크림을 꺼내 베어 문다. 뽀로로 보리차를 들고 있는 코코는 자기는 먹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는지 별 관심이 없다. 코코앞에서 이렇게 당당히 아이스크림을 먹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겠지. 그전에 많이 먹어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