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어쩌지? _ 육아일기 (D + 469일)

by 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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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코코가 먹을 미역국을 끓여달라고 했다. 곧 8시. 목욕시킬 시간이 다가오긴 하지만 어차피 미역국은 이것저것 넣고 오래 끓이기만 하면 되니 얼른 해치워 버리기로 했다.


냉동고에서 얼린 생미역을 꺼내 해동시켰다. 평소 같으면 그대로 볶다가 가위로 듬성듬성 잘랐겠지만 코코가 먹을 미역국이니 칼로 잘게 다졌다. 기다린 미역줄기를 몇 개 뺏는데도 큰 게 좀 남았다. 이런 건 먹이기 전에 자르거나 빼고 먹여야 한다. 그렇게 미역을 볶다가 물을 붓고 다진 마늘과 감자 들깨가루를 넣었다. 약불로 남겨놓고 타이머를 50분 정도로 설정해 둔 뒤 코코를 씻기러 갔다.


목욕을 시키고 나서 미역국의 간을 봤다. 맛있을 리가 없었다. 아무 간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수한 느낌은 나지만 착 감기는 맛이 나지 않았다. 코코가 먹는 음식엔 보통 간을 하지 않지만 아내에게 얘기했다.


"이거 너무 맛이 없는데, 아기 간장 좀만 넣을까?"

아내가 대답했다.

"그럼 한 스푼만 넣어."


코코가 5번은 먹을 양인데 한 스푼은 너무 적었다. 더군다나 아기 간장은 염도를 조절한 간장이다. 나는 네 스푼을 넣겠다고 했다. 아내는 고민하다가 2스푼만 넣으라고 했다.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면서 말이다. 두 스푼을 넣고 나서 간을 보았다. 딱히 달라진 게 없었다. 오래 끊이면 맛있어지려나 했지만 푹 1시간 가까이 끊였는데도 좀 진해졌을 뿐 맛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기에게 간이 된 음식은 천천히 먹이는 게 좋다고 한다. 하지만 SNS를 보면 같은 개월수의 아기들 중엔 초콜릿을 먹는 아이도 있다. 코코도 맹맹한 음식보단 간이 된 음식을 좋아한다. 오늘 먹은 어묵 볶음밥은 어묵 자체의 간간한 맛에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언젠간 코코도 간이 된 음식을 먹을 것이다. 아내와 나는 그 기간을 최대한 늦추고 있을 뿐이다. 어머니께 물어보니 내가 아기였을 때는 어른보단 약하긴 하지만 간을 어느 정도 해서 먹였다고 했었다. 그래도 나는 별문제 없이 컸다. 간을 안 한 음식을 먹이는 건 조금이라도 몸에 좋은 것을 먹이려는 부모의 마음인 것 같다. 항상 음식을 따로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도 말이다.


다음 달이면 어린이집에 갈 예정이다. 어린이집은 어느 정도 간이 된 밥을 먹인다는데. 집에서 간을 안 해주면 밥을 안 먹지 않을까. 참, 생각한 대로 키우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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