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 보낸다 _ 육아일기 (D + 488일)

by 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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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는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이번 달 초부터 보냈으니 이제 2주가 됐다. 첫 주는 적응기간으로 휴직 중인 아내가 코코와 2시간 정도 어린이집에서 놀다 왔고, 이번 주는 코코를 어린이집에 두고 1시간 반 후에 다시 데리러 가고 있다. 처음엔 울기도 했는데 들어보면 잘 적응하는 편인 것 같다.


고민이 많았다. 아직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아기를 일찍 어린이집에 보내는 건 아닌지 말이다. 매체에서 연일 보도하는 영유아 학대 뉴스도 맘에 걸렸다. 부적절한 일을 당해도 부모한테 표현하지 못할 텐데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래도 어린이집 등하원을 시키는 아내가 해준 이런저런 이야기덕에 좀 맘이 가벼워졌다. 다른 아이의 어머니가 새로운 원장 선생님에 대해 찾아보니 그전에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음식 가지고 장난을 치지도 않았고 그다지 문제도 없었다고 말이다.


둘째만 아니었으면 좀 더 오래 집에 데리고 있었을 것이다. 올해 12월에 쑥쑥이가 태어나면 손이 부족해지니 코코를 어린이집에 적응시켜야 한다. 그래야 아내도 나도 숨이 좀 트일 것 같다. 낮시간 동안 연년생 두 아이를 아내가 돌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출산 후 몸조리를 해야 하니 말이다.


엊그제는 아내가 코코를 데리러 가니 다른 0세 반 친구들은 전부 울고 있는데 코코만 신나게 놀고 있었다고 했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3분이나 있었지만 동시에 9명의 아이를 달래주는 것은 무리였기에 구석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울고 있던 아이도 있었는데 아내는 그 광경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만약 코코가 울고 있던 아이였으면 앞으로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을 만큼 말이다.


물론 어린이집 선생님의 잘못도, 부모님의 잘못도 그리고 아이들의 잘못도 아니다. 하지만 어른의 관심을 받지 못한 아이는 울 것이고 그 모습이 맘이 아픈 사실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아이를 키운다는 게 힘든 일이라는 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이렇게 가끔씩 현실을 마주하게 되면 가슴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아내나 나 둘 중 한 명이 돌봐주면 좋겠지만 맞벌이는 시간이 없고 외벌이는 쪼들린다. 번갈아 휴직하며 조금만 더 버티면 나아지겠지. 결국 두 아이 모두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겠지만 말이다.


다행히 코코는 어린이집에서 주는 밥을 잘 먹는다고 한다. 다른 아이들은 한 식판도 제대로 먹지 않는 데 두 번은 기본으로 받아먹는다고 하니 다행이었다. 아무래도 3~4세 반 아이들과 같은 식단을 먹으니 간이 되어있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덕분에 선생님과 부모님 사이에서 밥 잘 먹는 아이로 소문이 났다. 비교적 덜 울고 밥도 잘 먹는다니. 지금처럼만 어린이집에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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