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준다 _ 육아일기 (D + 525일)

by 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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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그릇을 정리하고 나면 항상 하는 루틴이 있다. 의자와 여러 물건들을 정리하고 로봇 청소기를 돌릴 준비를 하는 것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이 과정을 항상 코코와 함께한다는 것이다.


시작은 어떤 육아서적을 읽고 나서였다. 그 책에선 어린아이는 부모를 돕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고, 어린아이가 부모를 도우려고 어설픈 행동을 하더라도 절대 막아서선 안된다고 말했다. 아이의 도움이 일을 더 복잡하고 크게 만들지라도 같이 하고 인정해 줘야 가족끼리 도움을 주고받는 건강한 관계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돌이켜보니 코코는 항상 우리를 돕고자 했었다. 집안일을 하고 있으면 옆에 와서 거들었다. 도움이 되지 않았기에 아내에게 코코를 돌봐달라고 하고 얼른 혼자 처리했는데 그게 코코가 가족의 구성원이 되는 데 방해가 될 줄이야! 그다음부터는 되도록 집안일을 같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코코야~ 청소기 돌릴까?" 하면 코코의 눈이 반짝인다. 먼저 식탁 의자를 매트 위로 올린다. 의자가 무겁기에 대부분 내가 들지만 낑낑거리며 도와준다. 그다음은 발매트를 치운다. 코코에게 올려달라고 부탁하면 번쩍 들어 서랍 위에 올리려 한다. 아직 키가 닿지 않기에 내가 올려준다.


화장실로 가서 로봇청소기에 물을 채우고 부착할 걸레를 빤다. 내가 들고 걸레를 들고 가려고 하면 코코가 소리치며 자기에게 달라고 한다. 가볍진 않을 텐데 코코는 씩씩하게 걸레와 물통을 들고 온다. 아직 혼자서 세면대에 손을 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발판 위로 코코를 올린 후 나와 같이 걸레를 빤다. 고사리 손으로 걸레를 만지작 거리며 움켜쥔다. 결국 거의 다 내가 하지만 하나하나 설명해 주며 걸레 빨기를 마무리한다.


다시 로봇청소기로 돌아와 걸레를 장착하고 코코가 작동 버튼을 누른다. 청소가 시작되자 코코가 활짝 웃는다.


코코를 키운다고만 생각했는데 어느새 우리는 한 팀이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돕고자 하는 코코의 마음이 기특하다. 내가 해야 할 집안일을 미루다가 아내가 하는 경우도 많은데. 나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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