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은 자유다 _ 육아일기 (D + 517일)

by 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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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을 했다가 휴가를 썼다. 비가 많이 와서 코코를 등원시키기 힘들다고 했던 아내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임신한 몸으로 우산과 함께 코코를 안고 갈 수도 없고, 우비를 입히면 계속 딴 데로만 가니 어렵다고 말이다.

10시 좀 넘어 집에 도착하니 코코가 날 반겨줬다.

"아빠~"

나를 부르며 달려 나오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안아 올리자 오늘따라 폭 안긴다. 지금 이 순간은 세상에 부러운 사람이 없다. 코코를 내려놓고 아내에게 아점은 어떡할 거냐고 물으니 근처 파스타 집에 가자고 한다. 둘이서 파스타라니. 아기가 없을 땐 당연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다.


코코를 안고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도착해서 코코를 내려놓고 어린이집 선생님께 인사를 했다. 잘 다녀오라고 코코에게 웃으며 인사했지만 코코의 표정은 시무룩하다. 혼자 떨어지는 게 좋진 않을 것이다. 마음이 조금 아팠다. 그래도 적응을 잘해서 울지 않아 다행이었다.


아내와 비 오는 거리를 걸으니 기분이 묘하다. 1년 반 만인 것 같다. 코코 없이 둘이 걷고 있는 게 말이다. 더구나 브런치로 파스타라니! 기적 같은 일이다.


파스타는 맛있었다. 토마토 미트 스파게티, 옥수수 수프, 크림 파스타까지. 역시 사서 먹는 게 맛있다. 전에 코코와 함께 갔던 파스타 집에서는 코코가 음식을 계속 흘리고, 우는 통에 음식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는데 오늘은 온전히 음식에 집중할 수 있었다. 아내의 표정도 밝다. 종종 이런 시간을 가져야겠다.


아직 적응기간이기에 코코는 1시간 반 정도만 어린이집에 있는다. 점심을 먹고 다시 어린이집으로 향하니 얼추 시간이 맞다. 멀리 어린이집이 보이자 코코가 잘 있었을지 걱정이 되었다. 인터폰으로 어린이집에 도착을 알리니 담당 선생님과 코코가 나온다. 밝은 얼굴에 코코가 나왔다. 어린이집이 재밌었는지 신이 나있다. 아빠를 알아보고 금방 내게 안긴다. 아내와의 짧은 데이트도 좋았지만 코코와의 시간도 소중하다.


집에 도착하니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니며 소리치기 시작한다. 기가 빨리는 느낌이다. 그래도 놀아줘야지. 이렇게 또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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