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쪽이를 끊었다 _ 육아일기 (D+559일)

by 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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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나에겐 어려운 숙제가 있다. 바로 코코가 쪽쪽이를 끊게 하는 것이다. 코코는 잘 때 쪽쪽이를 물고 자는데 쪽쪽이가 없으면 뒤척이며 금방 잠에서 깬다. 손가락을 빨지 않는 코코에게 쪽쪽이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필수적인 아이템이 되었다. 언젠가 끊어야지 하던 게 어느새 돌이 되어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코코가 잘 때만 쪽쪽이를 찾는다는 것이다.


코코가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기 시작했기 때문에 아내는 당연히 쪽쪽이를 등원가방에 잘 챙겨서 보냈다. 그런데 어린이집 선생님이 코코가 쪽쪽이 없이 낮잠을 잔다고 하는 게 아닌가? 처음엔 믿을 수 없었다. 잠자러 들어갈 때 젖병소독기를 가리키며 얼른 쪽쪽이를 달라고 떼쓰는 코코인데 그냥 잠이 들다니. 처음이라 그런 거겠지 했지만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마찬가지였다.


어린이집의 환경이 낯설어서 자기 루틴을 지키지 못한 거겠지만 아내와 나에게 쪽쪽이를 끊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그리고 코코가 활동을 많이 한 오늘, 아내는 쪽쪽이 없이 코코를 재우는 것을 시도해 보겠다고 했다(저녁잠은 아내가 재운다). 인터넷을 보면 쪽쪽이를 끊기 위해 3일은 기본, 일주일 정도는 우는 아이와 씨름을 해야 한다고 해서 아내는 긴장한 상태로 방에 들어갔다. 만약에 대비해 쪽쪽이를 등 뒤에 숨겨서 말이다.

30분 정도가 지났을까. 아내가 환희에 찬 얼굴로 방에서 나왔다. "코코가 쪽쪽이 없이 잠이 들었어!" 아내와 나는 기분이 좋아 계속 키득거렸다. 쪽쪽이를 오래 물수록 구강구조에 좋지 않은데 이제라도 끊게 되어 다행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쪽쪽이를 찾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처음 쪽쪽이 없이 어린이집에서 잠들었던 코코가 떠올랐다. 아이들도 어린이집에 가면 사회생활을 한다고 한다. 집에 있을 때와는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이다. 하원 시 어린이집 선생님은 코코가 정말 조용하고 말도 잘 알아듣는다며 집에서 키우기 수월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셨다. 하지만 집에 있는 코코는 그렇지 않다. 어린이집에서는 낯선 공간이고 편한 부모가 없으니 자기 자신을 다 보여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 코코가 쪽쪽이를 물고 싶어도 표현하지 못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코코는 우리 손을 떠나서 다른 사람, 다른 공동체와 적응해갈 것이다. 아직 먼 이야기지만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할 코코를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부모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지금 더 사랑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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