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다. 반짝이는 추억을 갖게 되는 날이.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 하루를 돌아보며 웃음을 짓게 되는 날이 말이다.
오늘이 그랬다. 처형네 가족과 집 근처 음악 분수를 구경하러 갔는데 코코가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은 물론이고 음악분수를 구경하던 다른 사람들까지 사랑스러운 코코를 보며 웃기 시작했다. 이제야 걷는 게 좀 익숙해졌을, 18개월짜리 아기가 춤추는 모습에 모두가 녹아내렸다.
자려고 누웠는데 아까 있었던 일이 떠올라 생각이 꼬리를 문다. 낯가림이 있는 아이인데 어떻게 그렇게 춤을 잘 췄을까? 리듬 타는 것을 보니 음악적으로 재능이 있는 걸까? 아내나 나는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나중에 재능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 같은 걸 좀 알아봐야겠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잠들었다. 뻐근할 정도로 뿌듯한 마음을 가지고 말이다.
육아는 힘들다. 가끔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고 막막하다. 그럼에도 반짝이는 추억은 하나 둘 쌓여간다. 묵직한 책임감을 어깨에 둘러메고 어둡고 험한 길을 가다가 지칠 때 하늘을 올려다보면 별이 한가득이다. 보일 듯 말 듯 한 조그마한 별부터 오늘 생긴 밝고 환한 별까지.
사람은 추억에 산다. 힘들었던 고3도, 군대도 지금은 추억이다. 고됐던 일보단 좋았던 일이 더 많이 떠오른다. 코코가 태어난 지 1년 반.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추억이 쌓여간다. 힘들었던 기억은 점점 옅어지며 말이다. 어머니가 그랬다. 지나고 보니 너네 어렸을 때가 인생에서 제일 재밌었을 때라고. 힘들지만, 어쩌면 지금이 인생에서 제일 재밌는 시기일런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