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어머니가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었다.
"정직하고 성실하기만 하면 성공한다."
어렸던 나는 이 말을 절대적으로 믿었고, 그래서 실패할 때면 조금 더 정직하고 성실할 수 있었던 나를 탓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일을 겪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다.
정직과 성실만을 무기로 헤쳐나가기엔 세상은 험난했다. 맨몸으로 자동차와 경주하는 느낌이랄까. 세상은 내가 생각한 만큼 만만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머니가 틀린 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정직하고 성실하기만 하면 성공하는 사회, 즉 상식이 통하는 사회는 반드시 이루어야 할 이상이었다. 다만 지금의 사회가 그렇지 않을 뿐이다.
세상엔 수많은 성공한 사람이 존재한다. 사회적,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그들의 삶을 나는 동경한다. 하지만 나는 화려한 그들의 삶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잘 알지 못한다. 다만 법을 어기고, 다른 사람의 희생을 발판삼아 성취한 사람이 없진 않을 거라 짐작할 뿐이다.
그런 사람들이 내 코를 베어 가게 두지 않으려면 정직과 성실만으로는 부족하다. 나 역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 단,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말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격차는 존재한다. 자동차와 사람의 경주가 자동차와 자전거의 시합이 됐달까. 하지만 아쉽게도 이게 내가 아는 최선의 방법이다.
요즘 나라 안팎이 시끄럽다. 알고 보니 그냥 자동차가 아니라 스포츠카였다는 사실이 날 허무하게 만든다. 그래도 경주를 멈춰서는 안 된다. 자전거로 자동차보다 빨리 갈 순 없겠지만, 생각이 같은 사람과 함께라면 그들보다 멀리 갈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