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성장통이야 _ 육아일기 (D + 276일)

by 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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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코코의 목욕을 시키고 아내가 깜깜해진 방 안에서 분유를 먹인다. 코코의 눈 커플이 무겁다. 오늘은 낮잠도 별로 안 잤으니 피곤했을 것이다. 아내가 코코를 재울 동안 나는 얼른 샤워를 한다. 다 씻고 나오는 데 아내가 문밖으로 나온다. 얼굴이 밝은 걸 보니 잠든 듯하다. 나는 소파에 누워 쉬고 아내는 샤워할 준비를 한다. 아내가 욕실에 들어가려고 할 때 코코가 울기 시작한다.


서둘러 방안에 들어가 보니 코코가 온 힘을 다해 울고 있다. 자다가 울면 쪽쪽이를 물려주곤 하는 데 오늘은 통하지 않는다. 토닥거리다가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 코코를 안아 올렸다. 보통은 폭 하고 안기는 데 오늘은 힘을 주며 버둥거린다. 울음소리도 평소와 다른 게 어딘가 아픈 것 같다. 서둘러 이마에 손을 올려봤지만 열은 없다. 성장통인 것 같다.


초등학교 때 다리가 아파 새벽에 깼던 적이 있다. 너무 아파서 엉엉 울었는데 엄마가 내 방에 들어와 한참 동안 다리를 주물러 줬었다. 아파서 소리치자 어머니가 나지막이 속삭이던 말이 생각난다.


"괜찮아, 성장통이야."


고통이 사라지진 않았지만 내심 마음이 편해졌다. 성장하느라 아픈 거니까. 괜찮아질 거라 믿으며 말이다.


코코는 한참 동안 안아줘도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안는 방식을 바꿔 보아도 소용이 없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허리가 아파올 때쯤 코코는 훌쩍거리며 잠이 들었다.


돌도 되지 않은 아기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 태어날 때 3kg이었던 아기가 어느새 10kg이 넘었다. 뼈와 살이 자라려면 얼마나 아플까. 초등학교 때 겪었던 날카로운 고통만큼은 아프지 않을 까.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요즘 들어 코코가 성장통에 괴로워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잘 자라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려 해도 계속 신경이 쓰인다. 대화가 안 되니 어떻게 아픈지 물어볼 수도 없고 말이다.


아프지 말고 편하게 푹 자길. 모두를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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