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이 지나고 코코는 두 살이 되었다. 나도 갓난아이를 보고 어쩔 줄 몰라하던 초보 아빠에서 이젠 아내가 없어도 육아가 두렵지 않은 숙련된 아빠가 되었다. 3월에 태어나 만 10개월이 되어가는 코코는 정말 많이 컸다. 엄마, 아빠, 맘마를 말할 수 있게 되었고 기는 것을 넘어 붙잡고 서게 되었다. 초점 없이 허공만 바라보던 눈은 초롱초롱 생기가 생겨 많은 감정을 담게 되었다. 요즘은 코코가 나와 아내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그 사랑을 흠뻑 느끼는 중이다.
물론 행복하기만 했었던 것은 아니다. 몸이 힘드니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아내와 꽤 다퉜다. 그래도 금방 화해하며 잘 지내고 있다. 아내는 사랑하는 사람이자 코코와의 생활을 공유하는 육아 동지가 되었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아내와의 관계가 더 단단해지는 듯하다. 서로를 생각하는 감정과 더불어 우리에게 삶을 기대는 존재 덕분에 아내는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양가 어른을 만날 때의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다. 코코가 없이 찾아뵀을 때는 몇 마디 하면 대화가 툭툭 끊이고 어색했었는데 지금은 코코의 손짓 하나 표정 하나에 모두 웃으며 이야기한다. 대화 주제도 끊이지 않고 훨씬 부드러운 분위기가 되었다. 아기와 함께하는 것 만으로 참 많은 것이 바뀌었다.
코코를 데리고 길을 걷거나 엘리베이터를 타면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게 된다. 엘리베이터에서 코코에게 말을 걸고 까꿍을 해주는 것은 흔한 일이고 아기가 귀엽다고 몇 개월이 됐는지 아들인지 딸인지 물어보는 사람도 많다.
사람 냄새가 난다.
아기를 키우며 생긴 변화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삶에 사람 냄새가 진하게 난다는 것이다. 전에는 아침에 일어나 회사로 향해 일하고,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기까지 기분 좋게 웃은 적이 없었던 날도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아기를 키우니 작은 일에 웃게 되고 모르는 사람과도 교류를 하게 된다. 고기를 조금 사러 갔다가 서비스로 파채를 잔뜩 받은 적도 있었다. 지나가던 아주머니들이 코코를 예뻐해 주면 내가 아빠라는 게 큰 자랑이 된 것 같았다.
22년에도 많은 것이 변할 것 같다. 코코는 걷고, 더 많은 말을 하고, 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거기에 더해 계획대로 된다면 둘째도 생기게 되겠지. 아기 두 명을 키운다는 건 힘든 일이겠지만 가족이 네 명이 되어야 비로소 꽉 찬 느낌이 될 것 같다. 가족의 완성이랄까.
올 한 해도 작년처럼 크게 힘든 일 없이 소소하게 행복한 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