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친구들과 1박 2일로 놀러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아내는 내가 저번에 친구들과의 여행을 보내줘서 그런지, 자유를 즐기라며 이번 여행을 흔쾌히 허락해 줬다. 하지만 돌아가는 발걸음이 못내 무거웠다. 언제 또 육아와 멀어져 놀 수 있을까. 당분간은 힘들 것 같다. 난 친구들과 점심은 먹고 헤어질 줄 알았는데 다들 직장생활을 해서 그런지 아침 일찍 집으로 돌아갔다. 아쉬운 대로 같이 차를 타고 온 친구와 순대국밥을 먹으러 갔다.
친구는 결혼은 했지만 아직 아기는 없다. 내년 후반쯤 가지려 한다는 데, 어서 육아의 길로 들어왔으면 좋겠다. 같이 캠핑도 가고 키즈카페도 가면 좋을 것 같다. 집에 들어가려고 하는 데 친구가 커피 한 잔 하자고 한다. 운전하느라 힘들었으니 자기가 산다고 말이다. 아내에게 미안하지만 거절하지 못했다.
집엔 장모님이 와계셨다. 일요일에 내가 집에 오면 오후 2시는 넘을 것 같다고 하며 아내가 미리 도움을 요청했다. 같이 백화점에 같이 간다고 해서 집에 가면 아무도 없겠지라고 생각했다. 친구를 집에 내려주고 지하주차장으로 향하는 데 아직 아내의 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아직 안 갔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내와 장모님 그리고 코코가 있었다. 코코는 이유식을 먹고 있었고 아내는 나보고 피곤하냐고 물어봤다. 답은 정해져 있었다. 난 피곤할 수 없었다. 아내는 백화점에 가기 싫단다. 복지포인트를 써야 해서 뭔갈 사야 하긴 하는 데 딱히 살게 없다는 것이었다. 한참 동안 이야기하다가 결국 전에부터 고민하던 카시트를 사기로 했다. 물려받은 거라 낡기도 했고 어차피 둘째를 가질 거면 두 개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장모님은 그럼 자기는 농막으로 상추에 물 주러 가겠다고 하셨다. 아무리 예쁜 손녀여도 육아는 피곤하시겠지 싶었다. 여기에 매여있으면 장모님 스케줄도 애매해지고 말이다. 집을 나서며 코코와 인사하는 모습이 왠지 가뿐해 보이셨다. 아내는 차에 타며 내 컨디션이 좋아 다행이라고 했다. 이렇게 바로 외출하러 나갈 수 있어 좋다고 말이다.
육아라는 게 행복하기도 하고 책임감도 많이 느끼지만, 힘든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사람이 참 이기적이라고 느끼는 게 아무리 아기가 예뻐도 몸이 편하길 원한다. 좀 부끄럽다. 아내는 하루 종일 코코를 돌보고 있는데 말이다.
카시트를 사서 차에 설치했다. 다음 주부터 코코가 새로운 카시트를 잘 타고 덜 울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