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ilocybin(환각버섯) 갑자기 주목받는 이유

by 치의약사 PENBLADE

현직 예일대 정신과 교수 Kelmendi는 2016년 코네티컷 정신치료 센터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는 당시 어떤 중증의 우울증 환자 두 명을 치료하면서 애를 먹고 있었는데, 이런저런 다양한 약을 써봐도 아무런 차도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 연구 중인 집중 치료를 해보기로 하고 약속을 잡았는데, 그 환자 둘은 아무 말도 없이 사라졌다. 워낙 중증의 우울과 그로 인한 무기력이 심한 상태라 Kelmendi 교수는 안타까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수 개월 후, 그 두 명의 환자가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하는 말. "집중 치료가 필요 없어요. 이제 많이 좋아졌거든요" 환자들은 사라지기 전보다 훨씬 밝은 표정의 모습이었고, 우울 증상은 상당히 개선되어 있었다. Kelmendi 교수는 의아한 마음에 그들에게 질문했다. 대체 뭘 했길래 그렇게 밝아졌냐고. 둘의 대답은 똑같았다. "매직 머쉬룸 덕분이죠"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최근 아는 동생에게 들었다. 그 친구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죽마고우 분의 자식이었는데, 어려서부터 간간히 교류하던 친구로, 전세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일을 해왔던 친구였다. 그 친구와 어느날 밥을 먹는데, 갑자기 뜬금 없이 말을 꺼냈다. "미국의 어떤 해변에 가면 매직 머쉬룸 세션이 있는데요.." 원래 대학 때 피아노를 전공했던 친구라 예민하고 섬세한 감각을 갖고 있어 해외 생활 하다가 그런 정신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 같은 것에도 관심을 가졌을 거라 추측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코 정신적 문제가 있거나 불안, 우울 등을 갖고 있는 친구는 아니었다. 동생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그 세션에서 머쉬룸을 하게 되면..갑자기 모든 근심과 스트레스가 사라지면서 편안한 마음 상태에 머물게 돼요. 눈을 감고 있으면, 어둠 속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 목소리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고 내가 가야 할 길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알려줍니다. 그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나도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을 깨닫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확신이 서게 됩니다."


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하고 그 때는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그거 그냥 마약 아니냐고, 중독될 수 있으니까 조심하라고 대충 말하고 넘어갔다. 마침 최근 태국에서도 대마초를 합법화 했다가 온갖 종류의 마약들이 유통되고 있는데다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이 저지르는 범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우리나라 역시 대량의 마약이 유통되고 있다는 뉴스가 방영되던 때였다. 건너건너 아는 호주 사람에게 들은 바로 북유럽과 호주에서 요즘 마침 많은 젊은이들이 마약에 중독되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은 바였다. 그런데 환각버섯 이야기는, 그냥 단순히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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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FDA는 환각버섯의 유효성분인 Psilocybin 을 "혁신 신약물질" 로 지정했다. 이 성분을 포함한 환각버섯은 오래전부터 멕시코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환각 작용을 갖고 있지만 그 중독성 때문에 마약으로 취급되어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금지되어 있었을텐데, 갑자기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일인가? 그런데 이후 150여건의 연구들이 진행되면서 psilocybin의 효능이 수면위로 떠오르게 되었다. 한마디로 웬만한 약에도 듣지 않는 중증 우울 장애 환자들에게 psilocybin이 매우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낼 뿐 아니라, 심지어 그 효과가 꽤 오래 지속된다는 것. 단순히 일시적인 마약 효과 아냐? 하기엔 부작용도 거의 없을 뿐 아니라, 금단이나 중독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적은 용량으로도 장기간 치료 효과를 냈다는 연구들이 속속들이 발표되었던 것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관련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최근에 이루어지고 있다. psilocybin은 소위 '행복과 안정 호르몬' 이라 불리우는 세로토닌이 작용하는 신경세포 수용체에 작용한다. 이같은 세로토닌 수용체엔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 중 5-HT2A 라는 타입의 수용체에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같은 수용체는 우리 몸에서 심장근육세포, 내피세포, 섬유모세포, 신경세포 등등에 분포한다. 그 중 신경세포에 대한 작용이 주목을 끈 것인데, 현재까지 연구중인 내용에 따르면 이 psilocybin이 우리 뇌의 전전두엽에 해당하는 쥐의 뇌 부위에서 신경세포의 구조 자체를 확장시켜 활성 기능을 증가시켰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신경세포에서 신호 전달을 하는데 관여하는 spine 이라는 가시의 밀도를 증가시켰다고 한다. 즉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에 빠진 경우 사람이든 쥐든 전전두엽 부위의 신경 세포의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데, 이 기능을 구조적인 방식으로 회복시켰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psilocybin이 세포 실험에서 인간의 노화된 세포의 수명을 30~50% 연장시켰을 뿐 아니라 나이든 쥐의 수명 역시 연장 시켰다고 한다. 특히 쥐의 경우는 단순히 수명만 연장된 게 아니라 털 빛깔과 성장도 좋아지고 몸의 움직임 등 모든 것이 젊어졌다고. 아직은 더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같은 효과는 세포의 수명을 결정하는 텔로미어 길이 보존 등 세포 구조 자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는 것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psilocybin은 주요 우울 환자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연구가 진행중에 있다. 2026년 말에 완료가 된다고 하는데 만약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경우 이와 관련된 신약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다만 이 경우는 중증 우울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 사용 범위는 매우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부작용도 적고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 사용 범위는 확대될 수 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 건강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서도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자기 과거를 인식하고 현재의 문제들에 대면하기 라든가 일상을 좀 더 자신에게 친근하고 도움 되는 것들로 채우기, 명상, 식단 조절, 수면 등 여러가지 방법들이 공유되고 있다. 그런데 과학이 발전할수록 점점 더 '아 다 됐고 이거 하나 먹으면 끝나' 시대가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알고보면 모든 문제가 우리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주장들이 그동안 힘을 얻었는데, 그런 문제들 역시 '이거 하나만 먹으면 끝나는' 것도 가능해질 것 같다. 그나저나 그 동생 녀석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줬더니 당장 다시 그 미국 해변으로 가야겠다는 둥, 그리고 언젠가 환각 버섯 관련 유통업을 하고 싶다는 둥 이야기를 하는 걸 보니 내가 뭔가 실수를 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https://clinicaltrials.gov/study/NCT06308653

https://news.yale.edu/2025/09/23/psilocybin-breakthrough-mental-health-treatment-or-mere-magical-thinking

Shao LX, Liao C, Gregg I, Davoudian PA, Savalia NK, Delagarza K, Kwan AC. Psilocybin induces rapid and persistent growth of dendritic spines in frontal cortex in vivo. Neuron. 2021 Aug 18;109(16):2535-2544.e4. doi: 10.1016/j.neuron.2021.06.008.


Kato, K., Kleinhenz, J.M., Shin, YJ. et al. Psilocybin treatment extends cellular lifespan and improves survival of aged mice. npj Aging 11, 55 (2025). https://doi.org/10.1038/s41514-025-0024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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