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피부 미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피부 시술 관련 시장도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PDRN, 일명 '연어주사' 가 있습니다. 피부 시술에 관심 없는 분들도 어디선가 한 번 쯤 들어봤을 겁니다. 사실상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피부 미용 시장을 엄청난 규모로 성장시킨 주역이라고 볼 수 있는 성분이기 때문이죠. 이 연어 주사를 피부에 사용하는 제품으로 특화시켜 피부 미용에 본격적으로 사용하도록 만든 주역은 국내 제약회사, 파마리서치 였습니다. 해당 회사는 이로 인해 2022년 매출이 2천억에서 2025년 5500억까지 뛰었죠. 미국 코스모폴리탄 잡지는 본지 기사에서 지금의 피부미용 열풍이 한국에서 시작된 연어주사 열풍으로 소개한 바 있습니다.
피부과에서만 쓰이는 줄 알았더니 최근엔 PDRN 이란 이름을 달고 나온 화장품, 세럼 제품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도 관련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죠. 대체 연어주사, PDRN이 뭘까요? 그리고 그게 피부에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연어주사라는 이름 때문에 PDRN의 이름이 알려져서 PDRN이 연어에서만 나오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PDRN은 Polydeoxyribonucleotide의 약자로, 그냥 생물의 유전자를 구성하는 DNA의 조각들을 뜻합니다. 즉 생물체의 유전자 DNA의 긴 사슬을 잘게 조각내면 그게 곧 PDRN이라는 의미죠. 1990년대부터 DNA 조각들인 이 PDRN의 효과 연구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이 PDRN, 즉 DNA 염기들이 70여개~ 수천개 연결된 조각들을 세포 안과 밖에 직접 넣어 주면 여러가지 생체 기능들이 활성화됩니다. 세포 에너지원이나 신호 전달 물질인 ATP, AMP등을 구성하는 아데노신이란 분자가 있는데, 세포 표면엔 이 아데노신의 신호를 받아 활성화되는 수용체가 있습니다. 아데노신 수용체 중 A2A 타입이 있는데, PDRN을 넣어주었더니 PDRN이 세포 내외에서 효소에 의해 잘게 쪼개져서 바로 이 A2A 아데노신 수용체를 자극하더랍니다. 이 수용체는 피부 등 여러 장기의 표면에서 콜라겐이나 엘라스틴을 합성해 피부와 점막을 탄탄하게 하는 섬유모세포, 그리고 피부와 점막 자체를 만드는 내피세포 등에 여러 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이 명령엔 염증을 억제하고 혈관을 만들며 재생이 필요한 부위로 섬유모세포와 내피세포를 이주시키는 명령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PDRN은 추가적인 작용을 하는데요. 이것은 'salvage pathway' 라 해서, 한마디로 세포가 성장, 복제하거나 손상된 세포 유전물질을 재구성할 때 파괴된 DNA 조각들을 사용하는 과정입니다. 요리사들이 이미 있는 초콜릿 조각들을 녹여서 새로운 초콜릿 형태를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카카오 열매를 갈아서 초콜릿을 처음부터 만드는 것보단 기존 초콜렛을 녹여 만드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듯이, 세포도 손상되어 남은 DNA 조각들을 경제적으로 재활용하는 셈이죠. PDRN은 바로 여기에 원료로 사용됩니다.
이것이 바로 PDRN이 우리 몸, 특히 피부나 점막에서 작용하는 기전입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피부 세포를 포함한 우리 몸 속 세포들은 끊임없이 외부의 독성 물질과 자외선, 스트레스, 세균, 면역반응 등 그 외 여러 문제들로 염증이 나고 파괴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파괴된 재료들로 새로운 세포를 복구하는 일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이 세포 복구 기능은 점점 떨어지고, 쓸데없는 염증도 자주 발생할 뿐 아니라 복구도 불완전하게 이루어지는 일이 많죠. 세포 복구의 핵심은 결국 온전한 DNA를 계속해서 회복하는 것인데, PDRN이 바로 이 때 핵심 재료로 쓰여서 손상된 조직이 원래 모습대로 원활하게 복구되도록 하는 것이죠.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PDRN은 세포 재생을 통한 상처 치유 촉진 및 흉터 축소, 피부 재생 촉진, 피부의 항노화 및 항산화 효과를 나타내게 됩니다. 최근엔 PDRN이 노화를 지연시키는 단백질인 SIRT1의 양을 늘렸다는 연구도 나온 바 있습니다. 여러 기능을 통해 세포 노화를 막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럼 왜 하필 연어 주사냐? 이 PDRN을 처음 실용적인 약물로 개발한 제약회사는 이탈리아의 Mastelli 제약사였고, 대표적인 약이 Placentex 였습니다. 이 약은 주사제로 현재도 쓰이고 있는데, 주로 감염이 심한 상처, 당뇨병성 상처 등에 제한적으로 쓰여 왔습니다. Placentex는 연어가 아닌 송어 정액에서 추출한 PDRN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연어냐 송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불순물 즉 자극성 염증이나 면역을 일으키는 다른 단백질들 없이 순수한 PDRN을 정제해서 얻을 수 있는가가 핵심인 겁니다.
국내 파마리서치는 이 제품의 국내 유통사였는데, 이 물질의 가능성을 보고 피부 적용 제품으로 개발한 것이죠. 이 때 송어 대신 국내산 강원도 연어 정액을 사용하게 됩니다. 아마 여기저기서 한 번 이상은 들어봤을텐데, '리쥬란' 이라는 제품입니다. 피부 주사제로 스킨 부스터 작용을 한다는 식으로 광고 및 판매하고 있는 제품입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해 리쥬란의 성분은 PDRN이 아닌 PN 으로 부릅니다. 사실 DNA 염기 갯수의 차이로 이 둘을 구분하는데 그 이유는 둘이 조금 다른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죠.
PDRN은 DNA 분자량이 대략 50kDa~1500kDa , PN 은 2000kDa ~1000 kDa 입니다. 즉 PDRN은 DNA 염기쌍이 대략 70~2300여개, PN은 3000~15000여개로, PN이 더 긴 DNA 사슬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더 길어서 무슨 차이가 있는가? DNA는 일반적으로 물을 잘 끌어들입니다. 그러니 짧은 PDRN보다 긴 PN이 상대적으로 물을 더 많이 끌어들이겠죠. 즉 PN이 상대적으로 보습성이 더 높은 셈입니다.
이를 비롯한 여러 특성 차이로 인해 PDRN과 PN은 조금 다르게 쓰이고 있으며, 실제 효과도 조금 차이 난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PDRN은 상처 치료와 흉터 축소에 더 효과가 있고, PN은 피부 속에서 콜라겐과 엘라스틴 섬유 합성에 더 좋아서 피부 부스터 역할에 효과가 더 좋다고 합니다. 그 외 PDRN과 PN의 차이를 나타낸 연구가 최근에 또 나왔는데, PN의 경우는 견고한 구조를 형성해서 피부 세포들이 필요할 때마다 내부 효소로 분해해서 쓰기 좋게 되어 있고, PDRN은 다소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을 관찰했다고 하네요. 이같은 차이 때문인지 최근 PDRN은 좀 더 작게 만들어 피부에 도포하는 용도로 개발을 하고 PN은 주사용으로 개발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PN은 분자량이 커서 피부 투과가 잘 안되기 때문인데, 최근엔 전기 자극을 이용해서 피부로 직접 침투시키는 기술도 연구중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과연 PDRN, PN 은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현재까지 나온 연구들, 임상적 결과들을 볼 때는 확실히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 스킨 부스터, 주름 완화, 상처 흉터 축소 등에 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어떤 연구에서는 피하지방세포의 성장을 자극해서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 피하지방 소실을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고, 멜라닌 합성 감소로 피부를 밝게 유지하는 기능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그 적용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정형외과에서 골관절염이나 근육과 뼈를 잇는 건 재생에도 활용하고 치과에서 만성 치주염이나 임플란트 심을때 골 생성 촉진용으로도 쓰이며 안과에서 각막 손상 등에도 쓰이고 있죠. 어차피 생체내 중요한 물질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PDRN이나 PN의 적용 범위는 더 넓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상 인체의 모든 세포에 다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아직은 겉으로 드러난 부위에만 적용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점점 더 그 범위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핵심은 결국 가격입니다. 현재 파마리서치는 연어 정액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밀도를 높여 PDRN, PN을 추출하는 특허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어떤 회사든 좀 더 저렴하게 PDRN , PN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겠죠. 최근 이와 관련된 여러 원재료 생물들이 연구되고 있는데, 여기엔 별불가사리, 돌기해삼, 철갑상어, 포르피리라는 해조류 등등이 있다고 합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만한 이렇다할 성과는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피부 아래층, 즉 진피층으로 얼마나 비침습적으로, 즉 주사가 아닌 바르기만 해도 도달하도록 할 것인가 역시 핵심이 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이와 관련한 제형 기술이 개발중에 있습니다만, 이것이 언젠가 가능해진다면 점점 피부과에 가지 않고도 간편하게 적용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 피부에 바르는 PDRN 세럼등이 개발되어 출시된 바 있습니다만, 효과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https://www.cosmopolitan.com/style-beauty/beauty/a65911695/pdrn-skinc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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