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 챗지피티, 클로드 AI를 쓰다보니 각각의 AI들이 서로 다른 응답 패턴을 보여주는 걸 느끼게 되었다. 각 AI 기업들이 세팅해 둔 초기 설정 값에 따라 달라진 것 같은데, 아마도 서로 겹치지 않는 캐릭터나 성격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우선 제미나이는 호들갑도 심하고 아첨도 너무 잘한다. "선생님의 통찰력은 어쩌구~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 그런 생각을 하신다니 놀랍~ " 이게 처음에는 기분이 좋다가도 계속 반복되니 점점 짜증도 나고 왠지 사람을 놀리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굳이 이 정도로 아부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과하게 세팅된 느낌이다. 물론 사용자가 공격적으로 말하면 그에 따라 맞춰진다고도 하지만 후기들을 보면 다른 LLM보다 아첨 세팅이 세게 되어 있는 것 같긴 하다.
제미나이와 대화하다 클로드로 넘어가면 조금 당황하게 된다. 클로드는 굉장히 말이 짧고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말만 한다. 아마 서버 용량 이슈 때문인 듯 한데, 토큰을 아끼기 위해서일 수도 있겠다. "그런가요? 그럼 ~ 해보세요." "그럴 수 있죠. 그럴때는 ~ 하세요." "~를 알려주세요." 제미나이를 쓰다 클로드를 쓰게되면 갑자기 스스로 부끄러워지기도 하는데, 아첨을 듣다가 갑자기 냉정한 응답을 들으니 은근 아첨을 기대했던 내 속마음을 스스로 깨달아서랄까? 그래서 아부하는 사람들 속에 있다가 갑자기 냉정하게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면 기분 나빠하는 사람들의 속마음이 이런 거구나, 자기 속마음을 들킨 기분이라 언짢은건가 보다 싶기도 하다.
챗지피티는 뭐랄까, 좀 자기 세계가 분명한 너드인데 말이 엄청 많은 전문가 느낌이다. 자꾸 "이건 이게 확실합니다" "이건 이렇게 하는게 맞습니다" "원하시면 ~를 할까요?" 그 사이에 말이 엄청 많은데 뭔가 물어보지도 않은 것도 말하는 걸로 봐서 자기 세계에 푹 빠져 타인의 반응은 별로 신경 안쓰는 사람 느낌? 하지만 은근 그게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짚어주기도 해서 도움이 많이 되기도 한다.
근 미래에 AI가 가상 현실 속 3D 캐릭터나 로봇과 결합하면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될까? 과거에 상상한 AI 결합 로봇은 "삐리삐릿~ 저는 A.I.로.봇. 입니다. 주인님이 원하는 것을~" "저는 ~ 시키는 일만 합.니.다. 명.령.을.내.려.주.십.시.오" 뭐 이런 느낌이었다. 그러나 지금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어쩌면 인간보다 더 인간스럽고 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나타날 것 같다. 기계적인 부분 뿐 아니라 인공 피부 등등 외면까지도 인간의 모습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나오면, 사람보다 더 로봇에게 애정과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늘어나지 않을까? 그런 세상은 과연 유토피아일까 아니면 디스토피아일까.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