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도 이랬다

by Rey

정우가 여섯 살 때 아버지는 지금의 정우보다 열 살이나 어렸었다.


그해 겨울, 아버지는 일을 잃고 집에 돌아왔다.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유난히 컸다.


그날부터 아버지는 말이 없어졌다. 밥을 먹을 때도 숟가락을 천천히 들었고, 국이 없으면 잘 넘기지 못했다.


젊은 엄마는 시장에 갔다. 손질된 것을 살 여유가 없었다. 통동태를 사 와 직접 칼을 댔다. 언 뼈에 칼이 부딪히는 소리가 서걱거렸다.


어린 정우가 부엌 입구에 나와 서 있었다. 바닥은 차가웠고, 김은 낮게 깔려 있었다.


"엄마, 뭐 해."

"탕 끓여."

"그거 내가 좋아하는 거야?"


"아빠가 좋아하는 거니까, 정우도 좋아할 거야."


정우는 한참을 서 있다가 방으로 들어갔다.


그날 저녁, 아버지는 국물을 두 번 더 청했다. 말은 없었지만 그릇은 비워졌다. 숟가락이 바닥을 긁는 소리가 났다.


그 뒤로 엄마는 알았다. 말이 닿지 않을 때 말을 더 얹으면 안 된다는 걸. 뜨거운 것 하나를 식탁에 올려두는 것, 그게 전부일 때가 있다는 걸.


사십여 년이 지난 지금, 식탁에서 느릿하게 숟가락을 들던 아들의 손이 그때와 비슷한 속도로 움직였다.


엄마는 냉장고에 남은 두 마리를 떠올렸다.


아직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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