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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간모자 Jul 30. 2019

개성 있는 자의 유유상종

개성이 뚜렷할수록 어울리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내 주변 사람들은 나와 비슷하기 마련이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란 말이 있다. 같은 성격, 생각을 가진 사람끼리 어울린다는 의미이다. 평상시에 우리는 지인 또는 친구들과 '유유상종'한다.


이처럼, 우리는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린다. 업무적 관계, 애인 관계 등 특정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관계를 제외하고, 지인이나 친구 등 일반적인 관계에서는 닮은 사람끼리 관계가 맺어진다. 우리는 자신과 유사한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끌리게 된다. 그리고 그런 사람과 더 자주 시간을 함께 보낸다.


사람은 태생부터 가지고 있는 공감능력 때문에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편안함을 느낀다. 서로 상반된 성격이라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상대방이 각 상황에서 왜 그렇게 행동하고 반응하는지 나름대로 분석해야 한다. 하지만 성격이 비슷하다면 따로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특별히 에너지를 투자하지 않아도 자기 자신을 돌아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상대적으로 쉽게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쉽게 생각과 행동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공통점이 많다면 어울릴 기회가 더 많아지고, 친밀감을 더 빈번하게 느낄 수 있다. 같은 것을 좋아한다면 만날 명분이 생긴다. 명분이 많을수록 자주 만날 수 있다. 사람은 자주 만나고 오래 함께 있는 사람에게 더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사귀기 쉬워서 편안하고, 더 많이 어울릴 수 있어서 더욱 친해질 수 있기 때문에 주변에 비슷한 사람들이 대부분 남게 되는 것이다.



다를수록 마음 맞는 사람을 찾기 힘든 법이다

내 주변에는 보드게임과 인디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다. 테이블에 앉아 다 같이 머리를 굴리거나 빠른 순발력을 발휘해야 하는 보드게임은 내가 가장 못하는 게임이다. 천성이 둔해서 남들보다 느리게 살아가고, 그러한 삶을 좋아하기도 한다. 그래서 난 보드게임을 안 좋아한다.


그나마 하는 게임이라고는 유명한 온라인, 비디오 게임만 한다.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인지도 높은 게임들만 조금 할 줄 안다. 물론, 인디게임 중 작품성과 완성도가 높은 훌륭한 게임들도 많다. 하지만 원래 게임을 엄청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내 입장에서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인디게임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이 친구들과는 자주 만나고 싶어도 사실 명분이 없다. 내가 인디게임이나 보드게임을 좋아하면, 같이 하자는 핑계로 만날 수 있다. 자주 게임을 함께 할수록 친밀감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자주 만나고, 오랫동안 시간을 함께 보내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 이런 취향을 가진 친구는 많지 않다. 그 친구들 주변에도 유사한 취미를 가진 사람이 거의 없는 듯하다. 그들은 '개성'있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취미가 만약 음주, 영화감상 등 대중적인 취미였다면 더욱 빈번하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개성 있는 취미를 가진 사람들은 주변에서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찾기가 상대적으로 힘들다. 유사점이 없다면 자주 만나기 힘들다. 한 명은 재미있어도 한 명은 재미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통점이 있다면 만날 명분이 생긴다. 이유 없이 편하게 만나는 것은 절친, 애인 등 아주 친하고 가까운 관계에서만 가능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유가 있다. 만나서 뭘 하는지는 상관없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편안함이나 애정을 느끼기 위해 만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관계는 흔치 않다. 아예 없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나를 포함 ㅠ..).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명분이 있어야 만난다. 명분을 만들어 만나는 방식을 사람들은 가장 편하게 느낀다. 그 명분은 공통점에 의해 만들어진다. 개성이 뚜렷하면 타인과 공통점을 형성하기 어렵다. 개성은 타인과 구별되는 성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개성이 강한 사람도 결국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어울려야 한다.



인간관계 형성 채널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개성이 뚜렷한 사람도 외로움을 느낀다. 친구가 필요하다. 그래서 그들도 자신과 비슷한 친구, 지인을 사귈 수 있어야 한다. 인터넷, 모바일 앱이 발달했으면서, 빅데이터까지 활용하는 초연결 시대인 만큼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들이 많아지고 있다. 


비슷한 취미, 취향, 직업 등을 통해 연결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인터넷 카페가 많아지고 있다. 자신의 생각이나 지식, 경험을 타인에게 전달하고 표현할 수 있는 블로그나 브런치(!)도 존재한다. 게다가 요즘은 지역별로 독서모임 등의 다양한 오프라인 모임이 열리기도 한다. 이렇듯, 자신과 비슷한 여러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인식 변화라고 생각한다. 아직 많은 사람들의 인간관계 형성 채널이 다소 단순해 보인다. 학교 친구, 직장 동료, 군대 동기, 친구랑 놀다가 알게 된 친구의 친구 등 기존의, 틀에 박힌 방식으로 많은 이들이 인간관계를 맺는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현시대 사람들은 개성 있는 삶을 원한다. 남들과는 다른 고유한 인생을 가치 있다고 여긴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는 삶은 정말 아름답다. 하지만 우리는 혼자서 살 수 없다. 개성 있는 삶을 살면서 기존의 방식대로 인간관계를 맺으려 하면 고립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더욱 사람들이 개성화된다면 더욱 강하게 외로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래서 본인과 유사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존하는 다양한 인간관계 툴을 활용해 나와 비슷한 개성을 가진 사람을 찾으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취미, 관심사, 라이프스타일 등 본인이 어느 방면에서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어떠한 채널로 비슷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그에 더해, 능동적으로 관계를 맺으려는 강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뚜렷한 개성을 보유한 사람들은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다녀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쉽지 않을 것이고, 그 숫자가 적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계속 찾아야 한다. 흔치 않은 개성을 가진 흔치 않은 사람을 만약 발견한다면, 힘들게 찾은 만큼 더욱 소중하고 값진 인연이 될 수도 있다. 인생의 소울메이트가 될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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