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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짱 Aug 14. 2020

괜찮아 사랑이야

그 정도는 돼야 사랑이지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는 늘 피해 다녔다. 이유는 예전에 보았던 그녀의 에세이집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가 내게는 너무 무겁게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감당하기에는 거웠다.    


후에 작가의 드라마들이 계속 나왔고, 다들 재미있다고 했던 드라마들이 많았지만 전혀 보질 않았다. 괜찮아 사랑이야 역시 마찬가지,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란 말에 '어이쿠! 무서워.. 이건 보지 말아야지' 하며 눈길도 안 줬다. 그런 내가 이 드라마를 벌써 몇 번이나 정주행 했는지 모르겠다. 내게는 노희경 작가님의 최고 작품이라 생각한다.


처음에는 유튜브의 추천 영상에 뜨는 ost들이 좋아서 들었다. 특히 윤미래의 너를 사랑해가 너무 좋았고, 다른 곡들도 못지않게 좋아서 자주 찾게 되었다. 그런 김에 몇몇 클립 영상들 좀 보다가, 어느새 어디서 구했는지 전편을 다 구해놓고 정주행을 하는 나를 발견했다.  

  

무겁지 않은 적당한 텐션 감, 약간은 오글거릴 수 있으나 적당히 깊이 있고 위트 있는 대사들, 잘 어울리는 ost, 왜 이제야 봤을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들만큼 재밌게 보았다.

   

작품의 초반부에 보면 공효진의 친구 중 조현병인 여자와 사랑에 빠진 음악을 하는 친구가 있는데, 주인공들이 이 친구의 공연에 초대된 에피소드 가 있다.

   

공연이 끝난 후 뒤풀이 중 조현병인 여자가 물에 빠져서 조인성이 구해준다. 그리고 구조된 후 안식을 취하는, 공효진의 친구와 그의 연인을 보며 조인성과 공효진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는 인상 깊었다.

  

여기서 공효진은 너도 사랑 제일주의니? 뭐니? 하면서 빈정대는데, 거기에 조인성의 대답이 인상 깊었다. 아마 이 드라마를 한 줄로 요약한다면 이 대사가 아닐까?


“고통과 원망과 아픔과 절망과 슬픔도 주겠지, 그리고 그것들을 이겨낼 힘도 더불어 주겠지, 그 정도는 돼야 사랑이지”    


내게 이 대사는 꽤나 이성적으로 들렸다. 그래 이런 게 사랑이지, 달달함만을 취하려 한다면 그건 좀 힘들겠지?


나는 진성 고슴도치라 그런가, 가시로 찌르는 것도 가시에 찔리는 것도 두렵다. 이런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용기를 낼 수 있는 힘을 주길 사랑에게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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