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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짱 Aug 14. 2020

반딧불이

프롬

프롬의 공연을 처음 갔을 때가 언제나면, 반딧불이 싱글이 막 나왔을 때였다. 나는 당연히 신곡 반딧불이를 해줄 거라 굳게 믿고 있었다. 이 좋은 노래를 라이브로 듣는다는 사실에 꽤나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을 들으러 갔었다.

    

신곡을 부르기 전 프롬이 설명을 해주었다. 싱글 반딧불이는 전작인 미드나잇 캔디의 서사와 같이 가는 곡이었는데, 작업을 하다 보니 갈라져 나와서 싱글로 내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니 자연스레 전 앨범인 미드나잇 캔디 앨범의 이야기와 같이 신곡 반딧불이의 대한 이야길 하다가 프롬이 얘기했다.


“청춘이 어차피 휘발될 거라면 차라리 불태우라 말하고 싶습니다.”


이런 멘트를 했는데 말이 멋져서 바로 폰으로 메모를 했다.    

난 사실 그때는, 앨범의 서사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었다. 근데 한번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사랑에 마음을 태워보니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다. 아주 잘 알겠다.   

 

미드나잇 캔디에서는 청춘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주체할 수 없는 뜨거움을 태우며 방황했다면, 반딧불이에서는 다 탄고 난 후에 서서히 온기를 잃어, 마치 그 모습이 빛을 잃어가는 반딧불이 같다는 내용이 내게 너무 깊이 스며들었다.

    

타는 동안의 뜨거움과, 다 타고난 후의 공허함을 감당할 수 있다면 그리 해도 되겠지만, 이거 쉽지 않다. 내가 태워 봐서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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