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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짱 Aug 20. 2020

이글루라는 노래를 듣고서

이준형-이글루

나는 초라해지더라도 그대 곁에 머물고 싶다는 심정은 백번 천 번 이해하나, 내 경험상 그렇게 내가 초라해지면 그 사람 곁에 머물 수가 없더라.. 그래서 나는 그 이후로 늘 푸념이나 넋두리 같은 기운 떨어지는듯한 말들은 절대 호감 있는 상대에게는 하지 않는다.

가끔 어쩌다가 조금이라도 그런 말이 나도 모르게 나오면 상대방을 감정 쓰레기통처럼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과 그러면 분명 날 떠날 거라는 걱정이 섞여서 불안하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는데, 난  그 이후로 좀처럼 깊은 관계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불안함에 늘 거리를 두고 상당히 방어적으로 대응한다. 이것이 나를 너무  외롭게 만들긴 해도, 마음이 무너지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나 보다.

나는 마지막 그때에 부탁하고 싶었다. 관계가 끝나고 더는 연락하지 않더라도, 제발 나를 아예 끊어내지는 말아달라고.. 여지는 주지 않더라도 당장에 네 흔적이 없어지면 너무 힘들 것 같다고.. 비록 말할 기회도 없었지만 그건 이기적인 내 욕심이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말 같지도 않은 생각이었다. 얼마나 무너져있으면 그런 생각을 했을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보고 싶다는 그런 나를 기어이 끊어낸 너를, 나는 어디 가서 욕하지 않는다. 너는 너 나름대로 노력했었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다. 너에게 나는 어떻게 남았을지 몰라도, 나에게 너는 여전히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다. 나는 아직도 네 얘기를 할 때 좋은 사람이었다고 얘기한다. 이런 나도 호구라면 어지간한 호구다

서로 간만 보고, 서로를 때우는데 소비하는 얕은 관계에 지친 요즘, 나는 네가 너무 보고 싶다. 어떠한 이유였는지는 몰라도 네가 나에게 주었던 따뜻한 관심이 그립다. 너는 내가 전심으로 마음을 두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연락이 끊긴 지 일 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네가 그립다. 계속해서 너에 대한 마음들을 건져서 내어 놓는데도 아직도 남아있는 걸 보면, 어지간히도 네가 나에게 크게도 자리 잡아 있었구나 싶다.

많이 보고 싶다. 너의 웃는 모습과 짜증 내는 모습, 조금은 푼수데기 같았던 모습, 욕들과 재수 없던 말들, 나는 그런 게 다 좋았는데 말이다.


https://youtu.be/7AxVqg7Qfes

너가 아니면 난
아무것도 보기 싫은데
어떻게 짧은 글 몇 마디로
그댈 얘기할 수 있겠어요
나는 초라해지더라도
그대 곁에 있을 테요
네 말을 수 번 되새기고
꼭꼭 씹어서 넘겨요
네가 좋아하던 노래로
내 방을 가득 채워요
그대 없는 나의 세상은
생각도 힘든걸요
눈을 감아요 그대 몰래
입맞춤할 수 있게
눈을 뜨면 난 그댈 다시
볼 수 없게 될까
눈보라가 날아들어요
그대가 뒤돌아 설 때
사랑해 눈사람이 되어도
너가 없으면 난
아무것도 할 수 없는걸
그대가 없는 세상이
어떻게 아름다울 수 있겠어요
나는 초라해질지언정
너와 멀어지기 싫어요
그대가 곁에 없다면
무슨 소용 있겠어요
네가 좋아하던 냄새로
내 방을 가득 채워요
그대 없는 나의 세상은
상상하기 싫은걸요
눈을 감아요 그대 몰래
입맞춤할 수 있게
눈을 뜨면 난 그댈
다시 볼 수 없게 될까
눈보라가 날아들어요
그대가 뒤돌아 설 때
사랑해 눈사람이 되어도
만약 우리가 영영 멀어진대도
내 기억 속에서만이라도
예쁜 모습으로
남아주길 부탁해도 될까
나에게 남은 너의 마음이
마지막까지 얼지 않도록
따뜻하게 안아주길
다시 한번 부탁해도 될까
만약 우리가 영영 멀어진대도
내 기억 속에서만이라도
예쁜 모습으로
남아주길 부탁해도 될까
나에게 남은 너의 마음이
마지막까지 얼지 않도록
따뜻하게 안아주길
다시 한번 부탁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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