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수업을 하다 보면 가끔, 양보도 잘하고 말도 잘 듣는 아이들이 있다. 보통 이런 친구들은 첫째 아이가 많다. 자기의 생각과 의견이 있음에도 동생에게 양보하는 것이 습관화되어서 꾹 참는다,
한참 애정을 독차지해도 모자랄 판에 태어난 동생에게 관심을 나누어 준 것도 싫은데, 거기다가 양보까지 해야 한다니 아이들 입장에서는 꽤 속 터지는 일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부모에게 관심을 가져올 수 있는 수단은 말을 잘 듣는 것, 그렇게 습관화가 된다.
내가 첫째라서 그런지 이런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짠하다. 나도 오빠니깐 넓은 마음으로 양보하라는 말을 자주 들으며 자라왔으니..
그래서 나는 이런 친구들에게 늘 얘기한다. "괜찮으니깐 네가 하고 싶은걸 얘기해봐" 익숙지 않은 아이들은 보통 기회를 줘도 머뭇거리곤 한다.
그럴 땐 기다려줄 테니 네가 하고픈 걸 얘기해보라며 잠깐의 시간을 준다. 그러면 대부분 속에 숨겨놓았던 이야기를 꺼낸다. 막상 이야기를 들어보면 별것 아닌데 왜 주저했을까 싶다.
늘 맏이들을 보면 좀 더 아이들이 속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대화를 시도한다. 맏이로서 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생각과 의견을 편하게 표현할 수 있는 친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