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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것

by 류짱

나는 어렸을 때 잠깐 미술학원을 다녔는데 그때 당시의 교육은 교안을 따라 그리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가끔씩 필요할 때 만들기를 했다.


나는 여름방학 만들기 숙제로 유람선을 만들었고, 그게 너무 재밌었다. 오래간만에 만들기를 하니 환기도 되었고 머릿속으로 하고 싶은 것들이 마구 떠올랐었다.


어느 날은 집에서 뒹굴다. 작은 캔디 상자가 눈에 띄었다. 마치 역도선수들이 드는 바벨의 원판 같았고 나는 그걸로 바벨을 만들고 사람을 따로 만들어서 역도선수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집 곳곳에서 재료를 찾아 비닐봉지에 담아가지고는 한껏 기대를 하며 미술학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미술학원 선생님께서는 또 만들기를 할 거냐고 하시면서 그날 그릴 교안을 주셨다. 결국 못 만들었다.


나는 보통 아이들이 하고 싶은 주제를 가지고 수업을 계획한다. 그리고 거기에 필요한 것들을 첨가한다. 도구 사용법 이라던지 드로잉 스킬 이라던지 뭐 등등..


그러다 보면 가끔은 하고픈 걸 준비해오는 친구들이 있다. 그러면 그 친구와 자세히 이야길 나누고는 같이 계획을 세워본다. 수업시간 외에 생각해왔다는 그 자체가 기특해서라도 꼭 그 주제를 가지고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애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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