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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닉

by 류짱

초등자녀를 둔 부모님들을 상담하다 보면 꼭 나오는 얘기가 있다. 바로 테크닉.. 이게 교육자로서는 꽤 난제다.


내 생각에는 테크닉에 앞서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도구 사용법이다. 각 도구의 사용법이나, 특성을 제대로 인지 하느냐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테크닉을 아이들에게 가르친다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테크닉이라는 것들이 사실은 꽤 어려운 것이다. 입시생들도 끙끙대며 배우는 게 흔히 말하는 미술 테크닉이라는 것이다. 경험도 없고, 소근육 발달도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테크닉을 가르치다가는 미술에 흥미를 잃기가 쉽다.


학원을 11개를 다니는 초등 3학년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는 화실을 다니다 왔는데, 내게 오자마자 했던 말 중 하나가 파렛트를 피고 싶지가 않다는 것이었다. 이 친구는 미술이 질려버렸다고 했다.(정확히는 수채화였다.)


그럼 무얼 하고 싶니?라고 물었더니 만들기를 하고 싶다는 얘기에 만들기를 했다. 그리곤 그걸로 놀기도 하고 영화도 찍고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안에서 나는 아이들에게 도구 사용의 기초를 잡도록 도와주었다.


즐거움이 생기니 아이는 미술학원을 열심히 다녔고 미술학원을 즐거워했다. 이 친구가 있던 반은 정말 엄청난 기세로 본인들이 계획한 프로젝트들을 완수해 나갔었다.


약 2년간 함께했는데,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뭔가를 잃어버렸다며 찾아야 한다며 집에 가질 않았다. 결국 찾으면 카톡을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나서야 친구는 집으로 돌아갔다.


테크닉은 분명 표현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조금은 이른 감도 없지 않아 있다. 나는 분명 그보다 더 앞서 선행되어야 하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과 즐거움은 분명 첫손가락에 꼽을만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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