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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지금이라도 상급지 갈아탈까?

오쏘공 행 열차가 출발했습니다.

by 곱하기곰

1. 토지거래허가구역 이후 서울 부동산 시황


오쏘공이라고 들어봤어?


오쏘공이란 "오세훈서울시장이 쏘아올린 공"입니다.

지난 1월 14일 오세훈서울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의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것이 연구결과 밝혀졌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적극검토' 검토하겠다고 언급하였습니다. 그리고 한달이 채 되지 않은 2월13일, 재건축을 앞둔 일부지역을 제외한 잠삼대청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였습니다.



이후 잠실과 대치동의 대표 아파트 실거래는 다음과 같이 크게 올랐습니다.

잠실 : 리센츠의 전용84, 34평 전고점 28.5억을 돌파하여 32억까지 거래완료 (전고점대비 12% 상승)

대치동 :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84, 34평 전고전 40억을 돌파하여 42억 거래완료 (전고점대비 5% 상승)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지역만 가격이 올랐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기존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집을 가지고 있던 분들이 집을 매도하고 더 상급지도 이동하며 반포와 토지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지 않은 잠실주공5단지도 크게 올랐습니다. 이른바 오쏘공이 나타난 것이죠.


반포동 : 원베일리 전용84, 34평 전고점 60억을 돌파하여 72억 거래완료 (전고점대비 20% 상승)

토허제가 해제되지 않은 잠실 : 잠실주공5단지 전용84, 34평 전고점 34.5억을 돌파하여 39.7억 거래완료 (전고점대비 15% 상승)


그리고 현재 마포 및 강동까지 그 여파가 퍼지고 있습니다. 그럼 앞으로 서울 전역 및 수도권까지 그 여파가 퍼질까요? 그것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대외적인 상황 및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하지만 저는 일단 기준금리를 유의미하게 보고 있습니다.




2. 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오르고 내리는데는 정치, 경제상황 및 환율 등 여러가지를 고려합니다. 부동산은 경제의 아주 일부분이기 때문에 부동산만을 고려해서 금리 인상 및 인하를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작년 8월 내수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가계부채증가세 및 부동산상승 동력을 억제하고자 금리를 동결시켰습니다.


이창용 “失期? 8월 금리동결로 부동산 상승 동력 막았다” - 조세일보


이후 24년10월 기준금리를 발표하기 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당시 최상목 경제부총리를 만나 무언가를 협의한 듯한 인상을 준 이후에 금리인하를 발표하였습니다. 즉, 가계부채를 신경쓰겠다는 확답을 받은 것입니다.


여기서, 체크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대부분 부동산취득을 위한 가계부채라는 것입니다. 경제를 신체라고 봤을때 돈은 몸에 흐르는 피와 같다고 합니다. 피가 온몸에 적절히 흘러야 몸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듯이 경제도 돈이 한쪽으로 몰리지 않고 적절하게 흘러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유독 부동산쪽으로만 돈이 흐르고 있음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이후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는 인하했지만 정부의 압박에 의한 은행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작년 연말까지 대출금리는 오히려 오르기까지 했었습니다. 덕분에 한국은행은 작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안심하고 총 3번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었고, 현재 기준금리는 2.75%로 2%대 금리가 된것입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미국과 더불어 금리인하기에 접어든 것이 확실합니다.


그렇다면 다시 부동산으로 돌아와 금리가 인하되면 아파트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과거에는 어땠는지 살펴볼까요?!



위 그래프는 1996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 기준금리입니다. 크게 2번의 변곡점이 있는데요.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해 전세계가 충격에 빠진 2008년과 코로나 2019년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금리인하 및 인상시 서울과 지방의 매매가 및 전세가 지수가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매매지수 변화 입니다.



1) 금리와 매매지수의 상관관계

< 노란색은 서울매매지수, 파란색은 지방매매지수>

금리가 인하되었던 시기는 크게 다음과 같은데요. 이시기의 서울 및 지방의 매매가는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1) 2008년 10월부터 2009년 1월까지

2) 2012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

3) 2019년 7월부터 2020년 5월까지


1번 인하시기는 오히려 서울 부동산의 매매지수(노란색)가 꺾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지방의 부동산은 잘버텨주는 모습이네요. 2번 인하시기는 파란색 지방매매지수가 오르다 후반기에 살짝 꺽이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서울매매지수는 처음에는 반응이 없다가 후반부터 점점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3번 인하시기는 서울과 지방매매지수 모두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리인하기의 서울부동산 매매지수는 오른적도 있지만 오히려 떨어진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방 부동산의 매매지수는 금리인하기에 거의 상승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금리인상기에 서울 및 지방의 매매지수는 어떻게 변할까요? 금리인상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2005년 10월부터 2008년 9월까지

2)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3) 21년 11월부터 23년 1월까지


1번 인상시기 차트를 보면 금리가 인상함에도 서울 부동산매매지수는 오르는 것을 보여줍니다. 반면 파란색 지방부동산 매매지수는 거의 변함이 없죠. 2번 인싱시기에는 파란색 지방부동산 매매지수는 오히려 상승한 반면, 노란색 서울부동산 매매지수는 떨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3번 인하시기에는 서울과 지방 모두 매매지수 하락입니다. 금리인상기의 서울부동산 매매지수 및 지방부동산 매매지수는 르기도 하고 하락하기도 하여 모두 상관관계가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종합하여 금리와 서울 및 지방 부동산의 매매지수를 정라히면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부동산은 금리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서울부동산은 3번의 금리인하기 동안 2번 상승하였고, 3번의 금리인상기 동안 2번 하락하여 확률적으로 금리가 내리면 좋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지방부동산은 금리인상보다 금리인하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지방부동산은 금리가 인상한다고 하여 매매지수 하락을 예상할 수 없지만 금리가 인하되면 매매지수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


2) 금리와 전세지수의 상관관계

금리과 전세지수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기에 앞서 먼저 알고 계셔야 하는 사항이 있는데요. 바로 전세자금대출이 활성화된것은 2013년이라는 것입니다. 즉 2013년 이전에는 전세자금대출이 없거나 있어도 아주 일부의 상호저축은행에서만 취급하였기 때문에 2013년 이전 시기에 금리과 전세지수의 유의미성이 없습니다. 따라서 금리와 전세지수의 상관관계는 2013년 이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금리와 전세지수는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금리인하시기에는 서울과 지방 가릴 것없이 전세지수가 상승했으며 금리인상기에는 하락하였습니다. 즉, 매매지수는 금리와의 상관관계가 복잡하지만 가수요가 없는 전세시장에서 금리는 절대적으로 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 종합 : 금리로 살펴본 앞으로의 부동산 향방은?


앞서 살펴봤듯이 속도는 조절될 수 있으나 대내외적인 경제상황상 앞으로의 금리방향은 하방입니다. 그리고 과거사례를 통해 살펴본 금리가 매매 및 전세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매매지수 ]

서울부동산은 금리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서울부동산은 3번의 금리인하기 동안 2번 상승하였고, 3번의 금리인상기 동안 2번 하락하여 확률적으로 금리가 내리면 좋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지방부동산은 금리인상보다 금리인하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지방부동산은 금리가 인상한다고 하여 매매지수 하락을 예상할 수 없지만 금리가 인하되면 매매지수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

[ 전세지수 ]

서울부동산이든 지방부동산이든 상관없이 금리가 인하되면 전세가는 오르고 금리가 인상되면 전세가를 떨어진다.


그렇다면 금리인하기, 앞으로 예상되는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부동산의 전세가는 상승하지만 매매가는 오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지방부동산의 전세가는 상승하고 매매가도 상승이 예상된다.



3.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예상되는 시나리오


지금까지 머리아프게 금리와 매매 및 전세지수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이유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후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정리하기 위함입니다. 지금이라도 오쏘공 열차에 올라타야 할지 말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으실 거라 예상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저는 지금의 상황을 우려스럽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너무 급격하게 상승했습니다. 현재 서울 상위급 아파트는 포모수준으로 매수세가 붙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풀린지 2주만에 적게는 5%, 많게는 20%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급격한 상승뒤에는 거의 대부분 정부의 규제 및 이로 인한 정체 및 하락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두번째는, 무지성 매수입니다. 현재 취득세 중과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오랫동안 강남아파트들의 견고함을 확인한 사람들이 기존의 집을 팔고 서울 상급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풀리면서 자신은 원거주지에 전세 및 월세를 살면서 상급지에 갭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러한 갭투자 자체가 문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금리와 매매 및 전세지수의 상관관계에서 살펴봤듯이 금리인하기에 전세가 상승은 거의 확실합니다. 반면 서울부동산의 매매지수는 알 수 없습니다. 무리해서 서울의 상급지에 매수를 했는데, 매수한 상급지는 오르지 않고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전세 및 월세가만 몇억 혹은 몇백씩 오른다면 어떨까요?


아파트라는 것은 주식처럼 1분 뒤에 팔 수 있는 상품이 아닙니다. 당장은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최소한 2년은 보유해야 유의미한 양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2년 뒤의 상황을 살펴보야 합니다. 현재도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하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까요? 분명히 규제가 들어올 것입니다.


물론, 금리 인하가 서울부동산의 매매가에 좋을 영향을 미칠 확률이 더 높지만, 대내외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급격히 상승한 곳에 베팅하는 것은 큰 수익을 장담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오쏘공 행 열차는 타지 않고 올해는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윤석열 대통령 탄핵 결과 발표 후, 시나리오별 부동산 시장 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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