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계정 하나로 만드는 나만의 명함 관리 서비스
영업을 하다 보면 명함이 쌓입니다.
컨퍼런스에서 받은 명함, 미팅 후 교환한 명함, 소개로 연결된 사람의 명함.
그걸 관리하려고 리멤버를 깔았고, 꽤 오래 썼습니다.
그런데 쓰면 쓸수록 불편한 점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헤드헌팅, 커뮤니티, 채용 정보… 저는 명함 관리만 하고 싶은데 안 쓰는 기능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알림도 자주 왔어요.
그런데 무엇보다 가장 찝찝했던 건, 내 인맥 데이터가 온전히 '내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리멤버에 접속해야만 볼 수 있고, 내가 원하는 기능을 추가할 수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그냥 내가 만들면 안 되나?
결론부터 말하면, 만들었습니다.
구글 서비스만으로 돌아가는 명함 관리 웹앱을요.
기술 스택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Google Apps Script, 구글 시트, 구글 드라이브.
이 세 가지가 전부예요.
여기에 명함 이미지를 읽어주는 Gemini API를 붙였습니다.
작동 방식은 이렇습니다.
명함 사진을 올리면 Gemini가 텍스트를 자동 인식합니다.
이름, 회사명, 직책, 이메일, 전화번호가 구글 시트에 깔끔하게 정리되고요.
거기에 메모와 태그를 붙일 수 있습니다.
"OO 컨퍼런스에서 만남", "거래처", "파트너사" 같은 식으로요.
등록이 끝나면 인사 메일이 자동으로 발송됩니다.
목록 화면에서는 검색과 태그 필터로 원하는 사람을 바로 찾을 수 있고, 각 명함의 상세 페이지에 들어가면 교류 히스토리를 기록할 수 있어요.
"2025년 3월 15일, 프로젝트 미팅 진행" 이런 식으로요.
나중에 연락할 때 맥락을 바로 떠올릴 수 있으니까 이게 은근히 쓸모 있습니다.
통계 탭도 있습니다.
월별 명함 등록 추이, 태그별 분포를 차트로 보여줘요.
"최근에 AI랑 금융 쪽 사람을 많이 만났구나" 하는 걸 한눈에 파악할 수 있죠.
그리고 모든 데이터는 내 구글 드라이브와 구글 시트에 저장됩니다.
남의 플랫폼에 종속될 일이 없어요.
내 데이터는 온전히 내 것입니다.
사실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AI 교육을 준비하면서였습니다.
"영업 사원을 위한 명함 관리 자동화가 필요합니다"라는 요청이 들어왔고, 클로드와 함께 기획을 잡아나갔어요.
MVP는 프롬프트 복붙만으로 만들었습니다.
클로드에게 프롬프트를 넣으면 Google Apps Script 코드가 나오고, 그걸 구글 시트에 붙여넣기 하면 끝이에요.
코드를 이해할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
말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넣기만 했거든요.
완성된 웹 서비스는 클로드 코드로 만들었습니다.
클로드 코드는 터미널에서 돌아가는 AI 코딩 에이전트인데요, 제가 "이런 기능을 만들어라"라고 지시하면 코드를 직접 작성하고, 수정하고, 배포까지 해줍니다.
작업 과정에서 인상적이었던 게 있어요.
메인 에이전트, 서브 에이전트, 목적별 스킬들이 연결된 꽤 복잡한 구조가 만들어졌는데, 그 구조를 제가 하나하나 설계한 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한 건 뭘 만들고 싶은지를 정의한 거예요.
"이 목적에 필요한 서브 에이전트를 만들어라", "이 작업에 필요한 스킬을 생성해라" 이렇게 지시했을 뿐이에요.
구조 설계도 AI가 해준 겁니다.
여기서 깨달은 게 하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코드를 아는 게 아니라, 내가 뭘 하고 싶은지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거라는 것.
그게 되면 나머지는 AI가 알아서 해줍니다.
"그래서 돈은 얼마나 드는데?"라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Google Apps Script는 무료입니다.
구글 시트와 구글 드라이브도 무료고요.
유일하게 비용이 드는 건 Gemini API인데, 명함 한 장 처리하는 데 1원도 안 듭니다.
하루에 명함 10장을 올려도 한 달 비용이 커피 한 잔 값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에요.
과거라면 이 정도 기능을 가진 서비스를 외주로 만들면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 단위의 개발 비용이 들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제는 AI가 코드를 짜주니까, 개발을 정식으로 배우지 않은 저도 직접 만들 수 있었고, 무료로 배포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형태로도 충분히 쓸만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슬랙과 연동해서 명함 등록 알림을 받는다거나, 정기 리마인더를 세팅해서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은 사람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것도 가능해요.
인사 메일 템플릿을 상황별로 여러 개 만들어두고 골라 쓸 수도 있고요.
코드를 몰라도 됩니다.
"슬랙 알림 기능을 추가해줘"라고 클로드에게 말하면, 코드를 수정해서 내놓으니까요.
원하는 기능이 생길 때마다 AI에게 시키면 됩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이겁니다.
남의 플랫폼에 의존할 이유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
리멤버가 나쁜 서비스라는 게 아닙니다.
다만 내가 원하는 기능만 딱 담은 도구를, 내 데이터를 내가 소유하는 형태로, 거의 무료에 가까운 비용으로 직접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거예요.
영업하시는 분들, 거래처 관리가 필요한 분들께 특히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영상에서 만드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뤘고, 소스 코드와 프롬프트, 설치 가이드까지 전부 공개해뒀으니 한번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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