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소음과 다양한 외국어 속에서 모국어를 구별하는가?
한낮의 미국 JFK 국제공항. 공항 안은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대화 소리, 스피커로 나오는 방송 소리, 아기의 울음소리, 캐리어 바퀴가 구르는 소리까지. 공항 안은 수많은 소리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와 같이 다양한 언어가 섞여서 들려온다. 그런데 이 모든 소음 속에서도 한국인들은 자신의 모국어인 한국어를 쉽게 구별하여 들을 수 있다. 마치 소음들을 뚫고 한국어가 귀에 쏙쏙 박히듯이 들려온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우리의 뇌는 청각 피질에서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고, 소리의 높낮이, 강도 같은 정보들을 일차적으로 구별해 낸다. 그리고, 청각피질을 거친 소리는 뇌의 또 다른 영역인 브로카 영역에 와서 소리 중에서 언어적인 부분을 구별하게 된다. 즉, 브로카 영역은 말의 생산과 관련하여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인간의 뇌는 복잡한 소리 환경 속에서도 특정한 소리나 언어를 구별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이러한 능력 덕분에 노래를 들을 때도 가사(언어)와 음악(반주, 리듬, 멜로디 등)을 구별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한국인은 어릴 때부터 엄마를 비롯하여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한국어로 대화를 해왔다. 그래서 그녀의 뇌는 한국어의 패턴, 발음, 강세 등에 익숙해져 있다. 이를 '신경적 플라스티시티'라고 부른다. 우리 뇌는 우리가 자주 경험하는 것들, 특히 어릴 때부터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것들에 보다 민감하다. 음악에 대한 반응도 마찬가지다. 반복적으로 경험한 음악에 민감하고 경험하지 못한 음악에는 반응이 늦거나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축적된 경험을 통해 우리의 뇌는 특정 소리나 패턴에 더 빨리 반응하게 된다. 이것은 우리가 특정 언어를 더 잘 듣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소영은 영어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영어도 잘 듣고 있지만, 그녀의 뇌는 한국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소영의 뇌는 모국어 선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공항과 같은 복잡한 환경에서도 별다른 노력이나 신경을 집중하지 않아도 한국어를 쉽게 듣고 구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국어 선호는 아주 이른 시기부터 시작된다. 아기들은 태어나서 6 개월이 지나면 자신이 주변에서 주로 듣는 모국어의 소리 패턴에 대한 감각을 발달시킵니다. 이는 뇌에서 언어를 인식하고 처리하는 능력이 발달하는 과정 중 하나입니다. 한국어를 주로 듣는 아기는 의미를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한국어의 특정한 음성 패턴을 더 잘 인식하게 됩니다.
뇌의 청각 피질과 언어 처리 영역(브로카)이 복잡한 소리 환경에서도 소리와 언어를 구별한다.
뇌의 신경적 플라스티시티를 통해 한국어 인식을 강화시키며, 외국어는 약화시킨다.
태어나서 6 개월이 지나면, 모국어 선호가 형성되어 특정 언어보다 모국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