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마사카... 오사카?(1)
한동안 일본 불매운동이 거세게 일었다. 관광객의 감소는 물론이요 일본 제품사용을 자제하자는 말이 나오면서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과의 여론이 SNS, 또는 사회적으로 큰 이슈였다.
그래서 SNS상에서는 ‘이 시국에 일본제품? 또는 일본여행?’을 줄여 ‘이 시국’이라는 용어가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불과 그전까지만 해도 일본은 우리나라 여행객들의 필수코스였을 만큼 인기가 굉장한 관광지였다. 볼거리와 함께 식문화는 말할 것도 없이 인정받은 곳이었다.
사이판을 다녀온 후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1년의 휴학을 신청했다. 꿈이 없는 달림이 싫었다. 성적도 나쁘지 않고, 하라는 건 열심히 하는데 정작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꿈이 없이 학교에 입학한 것은 아니었지만, 점점 내가 좇던 꿈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휴학을 결심했다. 방학이 되자마자 공부를 시작했다. 한국사 자격증도 취득하고,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에서 길을 찾을 수 있을까 하며 여러 언어를 공부해봤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내가 나아가야 하는 상황들을 회피하고 싶었다는 생각들뿐이었다. 꿈이 없는 내가 마주해야 할 미래가 두려워서, 회피하고 싶어서 한발 물러선 나였다.
그렇게 지내기를 8개월, 2018년이 되었다. 날씨가 좋던 어느 봄날, 사이판에 같이 갔었던 친구에게서 사진을 받았다(그 전에 있었던 폰에서 백업을 해두지 않아서 기기변경을 함과 동시에 사진들이 모두 사라졌다.).
사진이 몇 장 남아있지는 않았지만,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즐거웠던 시간이 스쳐 지나갔다. 문득 내가 가장 많이 웃을 수 있고, 가장 나 다울 수 있으며, 진정 좋아했던 순간들이 여행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짐을 꾸렸다. 무계획이었던 저번과는 달리 신중해졌다. 숙소의 위치와 관광지의 동선, 교통수단 등 여러 방면으로 계획을 세웠다.
뭐든지 계획대로 되는 것은 없다고 하지만, 일정을 적어둔 노트와 함께 내 생각을 확인하고 싶어서
‘벚꽃이 피는 봄날’
봄이 되면 벚꽃이 가장 아름답다는 나라 일본, 오사카로 향했다.
입국심사가 꽤 오래 걸렸다. 여권을 스캔하고 모든 손가락의 지문을 확인하고 입국심사서류까지 꼼꼼히 살폈다.
가끔씩 한국인 직원분들도 보였다. 웬일로 조용히 지나가나 싶었으나 어김없이 또 걸려 버렸다.
입국심사서류에 숙소 관련 기재사항 때문이었다. 나와 일행 한 명이 같이 묵을 숙소는 오사카의 명소 도톤보리가 있는 중심지인 난바역에서 조금 떨어진 에비스초역에 위치한 조그마한 게스트 하우스였다.
숙소란에 게스트하우스의 이름을 적었더니, 따로 불러내서 위치가 어디냐고 정확히 기재하라며 펜을 쥐어줬다. 당황스러웠다.
에비스초역 인 것만 알지 정확한 주소는 호텔 앱에서 결제한 페이지에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나는 핸드폰을 사진기로만 쓸 예정이어서 로밍이고 와이파이 도시락이고 데이터를 쓸 방법이 없었다.
심지어 공항 와이파이가 잘 통하지도 않았다.
그래도 한국인 직원분이 오셔서 본인이 직접 찾아주시겠다며 여러 숙소 주소가 적힌 책자를 꺼내시더니 빠르게 살펴보셨다.
그러고는 우리를 따로 불러낸 직원과 잠깐 일본어로 대화하시더니 간단한 사항만 기재하고 보내주셨다.
2시간 30분을 날아 도착한 간사이 공항은 생각보다 절제된 모습이었다. 조용하고 조금은 단정한 이곳은 선을 잘 지키고 있는 느낌이었다.
공항 내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많음을 알 수 있듯 한국말로 표기되어있는 곳이 많았다. 덕분에 내부에서 외부와 연결된 전철 개찰구 앞까지는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