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바의 낭만(1)
자리에 가방을 내려놓고 저녁이 찾아올 무렵, 오사카의 중심 ‘난바’로 향했다. 에비스초에서 난바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였다.
가는 골목에는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많이 보였고, 한 모퉁이에는 조그만 초등학교가 하나 보였다. 초등학교의 운동장은 어둠이 벌써 내린 것처럼 고요했다. 고요함을 뚫고 난바역에 가까워졌다.
교차로의 신호등에는 사람들이 급히 발을 옮기려는 중이었고, 높은 건물들이 이곳이 번화가라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불빛이 들어오는 건물들을 지나 오사카의 명소 ‘도톤보리’에 도착했다. 흐르는 운하에 다리가 놓인 도톤보리는 밤의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활기찬 전광판들이 손짓하는 그런 곳이었다.
관광객도 셀 수 없이 많았다. 물론 호갱꾼도 많았다. 물건 판매부터 술집 음식점 등 어디서 몰려나왔는지 사람들이 많아지니 이런 발품 파는 직원들이 수없이 말을 걸었다.
대부분의 어느 나라 어느 도시 어느 곳이든 사람이 많은 곳이면 자신들의 가게에 사람들을 모시려고 난리들이다. 한둘이 아니라 지나가는 골목에는 항상 그런 가게들이 붙어있기 때문에 쉴 새 없이 그들의 아첨을 듣는다.
‘hey, handsome guy!’ 사실 기분이 좋긴 하지만, 괜찮다고 말해도 계속 붙어서 설득하려는 그들은 조금 짜증 날 때도 있다.
도톤보리를 잠깐 둘러보고 저녁을 먹고 다시 오기로 했다. 글리코상(도톤보리의 최고 명물, 일본의 대형제과회사 에자키 글리코에서 1935년 처음 제작한 상업간판의 주인공)을 아직 못 봤기 때문이다.
저녁 메뉴는 덮밥. 오사카에서 유명한 ‘RedRock’이라는 식당이었는데, 스테이크 고기를 얹은 덮밥을 먹기 위해 총총걸음으로 서둘렀다.
사진만 봐도 군침이 도는 곳이다. 식당을 가는 골목에는 술집과 유흥을 즐기는 가게들이 널려있다. 궁금한 눈으로 이리저리 살펴보던 중이었다.
이상한 사람: 여자 필요해? (실제로는 더 노골적인 단어였다.)
나:???
이상한 사람: 할 생각 없냐고
나:;; (뭐라는거야 미친인간아)
룸이 있는 유흥업소의 직원 같았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말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그냥 무시했다. 뒤에 오는 남자들에게도 똑같이 말하는 모습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RedRock에 도착했다. 이곳은 자판기에서 메뉴를 음료수 뽑듯 골라 들어가서 음식을 받는 시스템이었다. 회전율이 빨라서 대기가 있어도 금방 식사가 가능했다. 주방이 타원형 테이블로 둘러있는 형태였다.
음식이 나올 때마다 대기하고 있는 웨이터가 자리로 가져다주었다. 시원한 얼음물을 들이키던 중 음식이 나왔다.
아름다운 자태였다. 잘게 썬 스테이크 위에 계란의 노른자와 흰자가 분리되어 올려져 있었고, 느끼하지 않게 배추와 새싹 같은 무순이 곁들여졌다.
빨리 먹고 싶은 마음에 사진도 대충 찍고 한입 크게 넣었다. 맛도 완벽했다. 간도 딱 맞았고, 고기의 부드러움과 야채의 아삭함이 행복한 한입이 두 입이 되고 세 입이 되었다.
찬물로 저녁 식사를 마무리하고 든든하게 나섰다. 첫날의 첫 식사였지만, 일본의 요식업의 당당함은 인정해 줄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