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unjin Sep 27. 2021

다시 가고 싶은 #코타키나발루여행3

쉬엄쉬엄

코타를 갔을 때만 해도 이게 마지막 휴양지 여행이 될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물론 앞으로 충분히 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겠지만 이렇게 급작스럽게 해외여행을 못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해 보지 못해 이때의 여행이 더 기억에 남는다. 사실 이렇게 딱 휴양지로 간 여행은 처음이어서 더 기억에 많이 남은 거 같다. 난 내가 돌아다니는 여행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또 그건 아니었다. 이래서 자기 자신을 모른다는 소리가 나오는 건가 싶다. 코타는 3박 5일 일정으로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여행이었다. 영원한 나의 여행 메이트와 함께 했던 즉흥여행으로 이 여행을 기점으로 앞으로 휴양지 여행을 많이 가봐야겠다 다짐했던 곳이다. 


여행 이야기에 앞서 여행 메이트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면 사람 인연이라는 참 신기한 거 같다. 나의 여행 메이트는 실습기관에서 20일 만난 게 고작이다. 나는 약간 아웃사이더 기질로 대학 동기들이랑도 친하게 지낸 사람이 없었는데 실습하면서 만나게 된 인연으로 지금 어언 10년째 함께 하는 중이다. 우리도 항상 함께 만나면 우리의 인연을 신기해하곤 한다. 20일 만난 게 전부인데 우리가 아직도 이렇게 오랫동안 만나서 함께 여행을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심지어 같은 동네에 살지도 않기 때문에 평소에는 딱히 만날 일 없이 분기별로 가끔 여행 같이 다니는 게 전부인 관계이다. 하지만 정말 많은 여행을 함께 다녔지만 서로 딱히 크게 싸운 적도 맘 상했던 적도 없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가 늘 좋은 곳만 기분 좋게 가서 그런가? 싶다가도 사실 여행만큼 사이 틀어지기 쉬운 것도 없다. 그래서 사람 인연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사람 사귀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새로운 사람과 만났을 때 겪어야 되는, 행해야 되는 모든 부분을 싫어하는 편이다. 하지만 한 번 인연을 쌓게 되면 큰 트러블이 없는 이상 쭉 가는 편이다. 자주 연락을 못하더라도 분기에 한 번씩은 만나서 얼굴 보고 같이 놀러 다니는. 인간관계라는 게 정답이 없지만 내 인간관계를 생각해 보면 예전에는 진짜 인싸 친구들처럼 하지 못했던 거에 꽤 스트레스를 받았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각자의 관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스스로 만족하는 중이다. 


오늘은 서론이 조금 길었지만 그럼 코타키나발루의 마지막 여행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다.







핑크모스크

블루와 핑크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각각 모스크라는 이름을 많이 쓰는데 원래 이곳은 대학교라고 한다. 그래서 들어올 때 소정의 입장료가 있는 곳이다. 캠퍼스가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자연과 어우러져 있는 이 핑크 조형물이 참 매력적인 곳이다. 안에서 따로 무언갈 팔거나 하진 않고 이 파인애플 주스만 판매하고 있다.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파인애플 한통을 바로 갈아서 주기 때문에 새콤달콤 시원한 파인애플을 맛볼 수 있다. 








주청사

코타의 주청사는 신건물과 구건물이 있다. 구, 신건물 모두 나름의 매력과 특이점이 있다. 특히 원형의 건축물은 흔하게 볼 수 없는데 그런 부분이 신기하고 재밌는 볼거리였던 거 같다. 딱 이것만 보고 가는 건데 특이한 건축 모형 때문인지 사람들이 많이 왔다 가는 것 같았다. 







선셋(워터프론트)

코타의 선셋은 3대 석양이라 불릴 만큼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사실 3대 선셋이라고 해서 나머지 2곳을 찾아봤지만 절대 나오지 않아 좀 아리송한 마음도 있다. 혹시 아는 분이 있다면 댓글 좀 남겨주면 감사하겠다. 아무튼 3박 5일 동안 정말 매일매일 다른 석양을 봤던 거 같다. 매일 다르게 각자의 매력이 있었던 석양. 석양을 보면서 저녁을 먹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게 벌써 2년이 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하루빨리 자유롭게 새로운 도시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즐길 수 있는 일상이 오길 바란다.








야시장

동남아 야시장에서 뭘 맘대로 사 먹지 말라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딱히 야시장 같은 곳을 돌아다니거나 사 먹지 않았는데 마지막 날 야시장이 아닌 그냥 작은 장이 열려 한 바퀴 돌아봤었다. 열대아 과일부터 현지에서 살 수 있는 야채나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지인이 과일을 하나 먹어 보고 싶다고 해서 저 세 번째 사진의 과일을 사서 먹었었다. 사실 나는 이런 데서 사 먹는 걸 그닥 선호하지 않아 먹지 않았는데 지인 말로는 새콤달콤하니 맛있었다고 한다. 열대과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곳에서 저렴하게 구입해 먹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필리피노마켓

여행 가면 빠질 수 없는 게 쇼핑 아닐까? 나는 둘째 날에 이미 많은 먹거리를 샀었는데 마지막 날도 마트에 들러 이것저것 많이 담아봤다. 근데 정말 많이 사서 공항 짐 무게에 걸려 완전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난 다행히 딱 15kg에 맞추고 나머지는 배낭에 꾸겨 넣었는데 지인이 거의 10kg가 넘쳐 진짜 짐 줄이느라 돌아버릴 뻔한 기억이 생생하다. 콜라를 좋아하는 지인이 여기 콜라가 싸서 진짜 많이 샀는데 그렇게 먹어 없앨 수 있는 건 먹고 배낭에 넣을 수 있는 건 다 넣고 진짜 최선을 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로수가 안 줄여졌는데 노력이 가상했던지 몇키로 오버된 건 그냥 봐줘서 다행히 넘어갈 수 있었다. 근데 진짜 물가가 싸고 맛있다고 하는 게 많아서 진짜 살 수 있는 건 다 샀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에 안 들어온 다우니 섬유유연제도 사 오고... 엄마가 참 맘에 들어했는데 한국에서는 구할 수가 없어 아쉬웠던 추억도 있다.








블루모스크

마지막 곳이다. 여기는 내려서 따로 관광하지는 않고 그냥 스쳐 지나가면서 봤던 곳이다. 핑크 모스크와는 또 다른 분위기로 여기는 물이 있어서 반사 샷을 많이 찍는 다고 했던 곳이다. 


코타는 세미 패키지로 반 자유, 반일정을 소화했던 여행이었는데 힐튼 호텔, 저가항공, 3박 5일 새미 일정 비용 모두 포함해 12월에 50만원이었던 것 같다. 진짜 완전 득템 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또다시 이런 여행을 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도한다.







작가의 이전글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킬 위로는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