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돌들로 이뤄진 산새는 장관이었다. "이 바위들은 어떻게 이렇게 큰 태산을 이뤘을까". 학창 시절 한국지리 시간에는 왜 이런 호기심을 가지지 않았을까. 달달 외우기까지 했지만 설악산은 그저시험 문제의 답이었을 뿐, 마음속엔 하나도 남지 않았다.
교과서를 보고 외울 게 아니라 차라리 설악산에 며칠 머무르며 산을 탐험했다면, 훨씬 많은 걸 배웠을지도 모른다.
한편으론 아쉬웠다. 멋진 풍경을 잠시잠깐 보고 갈 수밖에 없단 사실이. 설악산은 24시간 365일 자리를 지키며 매 순간 식물을 자라나게 하고, 수많은 바람과 비와 눈을 맞고, 때론 깎여져 나가며 매 순간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텐데... 우리는 늘 자연 앞에 잠시 왔다가는 손님일 수밖에 없다.
설악산 권금성 정상 일대, 약 13,000원을 지불하면 '설악산 케이블카'를 타고 한 번에 올라갈 수 있다.
조금 엉뚱한 상상을 한다."모든 사람들이 대자연에서 사는 시대가 다시 오면 어떨까?" 도시가 주는 편리함의 유통기한은 짧다. 그리고 때론 그 대가도 가혹하다.
인생 자체에 대한 감사함이 없었다면 이 삶도 벌써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조차 감사해야 이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역설이다)
일정상 시간이 부족해 케이블카를 탔다. 하지만다음에는 직접 등산해 올라야겠다고 다짐했다.
스쳐 지나가 보지 못한 풍경이 많다. 산을 오르며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차오르는 숨을 느끼고 싶다. 그래야진짜 햇살과 풀과 바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 수 있을까 싶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스누피자'에서 먹은 라코타치즈 피자. 스누피자는 깊은 산속에 위치하고 있다. 피자가 맛있어 하나 더 포장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