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봄날의 초상

by 글로


어쩐지 올해는 벚꽃이 예전 같지 않네. 날씨가 어둑해서 그런가. 마음이 어둑해서 그런가. 알 수 없지만 솔솔 올라오는 책내음은 여전히 위로가 돼.


나는 흔들리는 전철 안에서 책을 읽고 있어. 그게 뭐라고, 자식 껴안듯 꼭 끌어안고서 바라보고 있을까.


집중이 된다고 생각해? 아니, 여전히 쉽지 않아. 하지만 언젠가 사라질 일들만 바라보기엔 이 세상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자주 해.


봄비는 자주 오고, 비는 우리를 들뜨지 않게 해. 체념을 배우게 하지. 봄의 이름이 설렘이 아니라는 진실을 알게 하기 위해. 난 사실 비를 의식적으로 좋아해. 의식적으로 너를 사랑하듯.


여전히 사람들은 가끔씩 눈을 마주치고, 각자의 짐을 진 채 어디론가 떠나고 있어. 그거 알아? 완벽하기를 바랄수록 완벽에서 멀어진다는 것.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라고나 할까?


우리의 삶이 얼마나 본질에서 멀어져 왔는지를 생각할 때가 왔나 봐. 정말로. 다만 일단은 너 자신만 바라보면 돼. 삶을 사랑과 연결하기 위해


-글로 나아가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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