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함께 도래한 新 창작의 시대, 저작권을 살리는 방법
"인공지능(AI) 창작 시대, 창작물의 가치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그리고 저작권을 논하기 전에, 우리가 돌아봐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 문장을 떠올린 순간에도 생각했다. 이 문장의 출처는 어디일까? 불현듯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어쩌면 이 문장도 어디선가 봤던 누군가의 창작물에서 파생된 것일지도 모른다.
'모방은 창작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인류가 이뤄온 창작의 역사에서 그만큼 모방이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이다. 작품 하나가 수백억 원에 팔리는 세계적인 화가인 파블로 피카소는 "좋은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고까지 말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창작의 과정 속에서 기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과 고뇌가 포함됐을 때의 얘기다.
챗gpt 등 생성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첨단 기술이 나온 근 몇 년간 인류의 창작물은 그야말로 혼돈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AI를 통해 빠르게 찍어내는 엄청난 양의 콘텐츠가 수많은 원작들의 가치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논란이 됐던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화풍의 프로필 사진 유행 사태가 그렇다. 거대한 자본의 힘과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를 인간이 따라가기란 쉽지 않다. 특히, 창작의 영역은 속도보다 고뇌, 규모보다 깊이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AI와 인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창작의 시대가 열리는 지금, 창작자들의 저작권(著作權)을 지키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큰 변화가 필요하다.
하나는 이미 거론되고 있는 'AI 창작 생태계를 반영한 새로운 저작권법과 빅데이터 기반의 저작권 검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저작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캠페인'을 펼치는 것이다.
이 두 방법에서는 먼저 인간 본연이 가지고 있는 창작의 욕구와 가치를 이해하고 그 핵심을 법과 캠페인에 담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AI 저작권법은 창작자들의 권리를 지켜줄 최소한의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캠페인 활동은 사람들로 하여금 창작자들의 고뇌와 노력에 공감하게 만드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두 방법이 시너지를 냈을 때, 모두가 스스로 저작권을 지키려 노력하는 건강한 창작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생성 AI의 등장과 함께 우리는 인간의 창작 행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됐다. "AI와 인간이 만든 창작물의 차이는 무엇인가?". 어려운 질문이다. 눈으로 구분할 수 없다면 인간의 창작물이 AI의 것보다 우수하고 가치 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없지 않겠는가?
그럼 새로운 창작의 시대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까? 필자는 그 차이가 '영혼의 가치'에 있다고 본다. 어쩌면 AI의 등장은 우리에게 창작의 가치를 넘어, 인간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와 가치를 더욱 고민하게 만든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靈長)'이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영장은 '만물 가운데서 가장 높은 영적인 존재'라는 뜻으로, 인간이 모든 생명체 중에서 신적인 존재로부터 '지능과 자각, 영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고유하게 부여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영적인 존재에 대한 견해는 해석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필자는 여기서 인간이 만든 저작권의 가치도 발견할 수 있다고 본다.
인간이 정말 만물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지혜로운 존재라면, 정말 우리는 그에 걸맞은 영향을 이 세상과 지구에 미치고 있는가? 그렇지 못하다면 그런 우리 인간이 만든 창작물이 과연 어떤 가치가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AI도 인간이 만든 기술이며 정작 그들은 인간의 모든 창작물을 학습한다. 그럼 이제 우리가 바라봐야 할 대상은 더 이상 AI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AI에게 우리가 만든 창작물의 가치가 빼앗기는 것을 말하기 전에, 먼저 우리 인간이 지키고 못하고 있는 가치는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