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맨슨의 '신경 끄기의 기술'을 읽고
"대부분의 사람이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전혀 모른 채로 인생을 살아간다."
(마크 맨슨 '신경 끄기의 기술' 中)
첫 문장부터 마음을 사로잡는다. 맞는 말이다. 내 나이 벌써 삼십 대 중반이지만, 명확히 뭘 하고 싶은지 설명해 보라고 하면 선뜻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아마 대다수가 그렇지 않을까. 삼십 대 중반에 접어든 지금은, "특별히 뭘 해서 남들이 보기에 엄청난 성취를 이뤄 내야지"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INFJ, 이상주의자에 가까운 나는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단언컨대 고통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고통을 견디는 법은 배우는 것이다. (중략) 위대함이란 그저 우리 마음이 만들어낸 환상이자, 우리가 스스로에게 강요한 가짜 목적지 혹은 내 머릿속의 아틀란티스이기 때문이다."
(마크 맨슨 '신경 끄기의 기술' 中)
실제로, 현실은 고통투성이다. 할 일이 있든 없든 고통스럽다. 직장인들은 이른 아침 일어나는 게 고역이고, 취업준비생은 할 일이 없다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기혼자들은 배우자의 잔소리와 육아가 고민이고, 미혼자들은 결혼이 고민이다. 성직자인 신부와 스님도 마찬가지다. 모든 걸 해탈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나름대로의 고통을 견디고 있다. 고통 없는 삶은 없다. 그리고 고통은 결국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걸 증명해 주는 가장 큰 증거이기도 하다.
"나는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법을 알려줄 생각이 없다. 대신 포기하고 내려놓는 법에 대해 말할 것이다. 인생의 목록을 만든 다음, 가장 중요한 항목만 남기고 모두 지워버리는 방법을 안내할 것이다. 눈을 감고 뒤로 넘어져도 괜찮다는 것을 믿게 해 줄 것이다. 신경을 덜 쓰는 기술을 전할 것이다. 하지 않는 법을 가르쳐줄 것이다."
(마크 맨슨 '신경 끄기의 기술' 中)
오늘날 우리는 너무 많은 걸 신경 쓰면서 살아간다. 정보의 범람이 가져온 풍요는 정서의 혼란과 장애를 가져왔다. 거기에 더해 이젠 AI까지 나오면서 그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집중력 장애, 선택 장애, 불안 장애 등 많은 장애들이 너무 많은 걸 신경 쓰는 데서 온 부작용이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비롯한 문화가 이젠 심각한 정신병까지 유발하고 있다. 문명의 발달 자체를 부정할 순 없지만, 적당히 신경 쓰고 때론 완전히 신경을 끄지 못하면 언젠가 인생의 큰 문제로 변하고 만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라고 한 정신의학자 라캉의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뭔가를 제대로 음미하려면, 자신을 거기에 제한해야 한다. 인생의 의미와 즐거움에는 수준이 있다. 수준 높은 의미와 즐거움에 닿으려면, 하나의 관계, 기술, 직업에 수십 년을 바쳐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일에 수십 년을 바치려면, 나머지 선택지를 거부해야 한다."
(마크 맨슨 '신경 끄기의 기술' 中)
무한한 가능성, 성공과 기술 만능주의를 강조하는 이 세대의 가르침과는 조금 다르다. 장인정신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게 훌륭해서가 아니라, 그래야만 덜 혼란스럽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걸 신경 쓰기 않고 정말 좋아하는 사람, 일, 공간에 몰입할 때 우리는 행복감을 느낀다.
"경계가 분명한 사람들은 짜증이나 논쟁, 상처받기를 겁내지 않는다. 경계가 흐릿한 사람은 이런 걸 두려워하고, 언제나 롤러코스터를 타는 감정 기복에 따라 행동한다. 경계가 뚜렷한 사람들은 두 사람이 서로 100% 일치하거나 상대의 욕구를 전부 충족하기를 바라선은 안 된다는 걸 안다. 이들은 자기가 때로는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자기가 상대의 마음을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이들은 건전한 관계란 서로의 감정을 조종하는 관계가 아니라, 상대의 성장과 문제 해결을 돕는 관계라는 것을 안다. 상대가 신경 쓰는 모든 것에 신경 쓰는 게 아니라, 상대가 어디에 신경을 쓰는지와 무관하게 상대에게 신경 쓰는 게 조건 없는 사랑이다."
(마크 맨슨 '신경 끄기의 기술' 中)
"인생의 가치관과 우선순위를 검토하고 그걸 더 나은 것으로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그에 앞서 반드시 현재의 가치관을 의심해봐야 한다. 심혈을 기울여 현재의 가치관을 분석하고, 그 안에 있는 오류와 편견을 들춰내고, 그것이 어째서 세상과 조화되지 않는지 밝혀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무지를 똑바로 바라보고 그걸 인정해야 한다. 왜냐면 우리의 무지가 우리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마크 맨슨 '신경 끄기의 기술' 中)
이 책을 읽고 나니, '신경 끄기의 기술'이 나 같은 현대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 보게 됐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신경을 끈다고 해서 무관심하거나 책임을 지지 않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중요한 건 우선순위다. 불필요한 관심, 삶에 전혀 유익이 되지 않는 것들, 건전하지 않아 중독을 야기하고 결국 피폐하기 만드는 것들에 신경을 끄는 게 핵심이다. 그러다 보면 정말 필요한 곳들에서 순도 높은 행복감을 느끼게 될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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