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감성 선택 훈련
내 마음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감정 선택 훈련
지금껏 감정에 관한 책들을 계속 읽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감정수업'이란 책을 읽은 건, 아직도 삶에서 '감정'의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감정을 해결한다는 표현이 맞는 진 잘 모르겠다. 감정은 수시로 생겨나고 사라지며,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지배한다. 어떡하면 감정과 부딪히지 않고 잘 지낼 수 있을까? 책에서 답을 얻고 싶었다.
'아들러의 감정수업'은 심리학자 아들러의 학문과 사상을 기초로 쓰여졌다. 핵심은 간단하다.
"모든 감정에는 목적이 있고, 인간은 자신의 내, 외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감정을 동원한다."
처음엔 많이 놀랐다. 감정에 목적이 있다니, 감정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불문의 영역이라 생각했다. 예측할 수 없어 아름답다고 믿었다. 그런데 감정에 목적이 있다고?
하지만 아들러가 감정을 바라보는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우선 아들러는 모든 인간의 행동과 감정에는 저마다의 고유한 목적이 있다고 보았다. 이를 '아들러의 목적론'이라고 한다. 인간은 스스로 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성과 감정, 신체 등의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즉, 겉으로는 하나의 이성과 감정이 모순되는 것 같아도, 사실은 하나의 목적을 향해 함께 달려가는 중인 것이다.
-'아들러의 감정수업' 中-
아들러의 말대로 감정에 목적이 있고 목적을 위해 감정을 사용한다면... 감정을 자유자재로 조절하고 사용할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생각해보면, '마음을 다스린다'는 표현이 있듯 모든 인간은 어느정도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감정을 완전히 통제하는 건 쉽지 않다. 아들러는 이런 결계에 파격적인 의문을 던졌다.
감정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게 아니다! 내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을 뒷받침하기 위해 나 스스로 일으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화를 낼 때는 쌓인 감정을 해소하려는 목적이 숨어 있으며, 당황할 때는 잘못한 행동을 사과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아들러의 감정수업' 中-
아들러의 말대로 감정에 목적이 있다면, 각 사람이 표출하는 특정한 감정에도 그 사람만의 목적이 담겨 있을 것이다. 요즘 나에게는 '우울'이라는 감정이 자주 찾아온다. '우울'의 목적은 무엇일까? 기존의 생각은 이랬다.
"우리 부모님께선 맞벌이를 하셨다. 그래서 어릴적부터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로 인해 외로움을 많이 타게 되었고 내 우울감은 점차 짙어졌다."
하지만 아들러는 이렇게 말했다.
우울증을 치료하기 쉽지 않은 이유는 우울증에 걸린 사람에게 우울증이 실제로 유용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즉, 우울증이 내포하는 목적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우울증이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근거가 된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나약함을 내세워 다른 사람의 기대치를 낮추고, 그럼으로써 일처리에 대한 압박감을 줄이고자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보호와 배려를 은근히 바라기도 한다. 나아가 실패에 대한 변명과 비판에 대한 방어수단으로 우울증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아들러의 감정수업' 中-
우울이라는 감정의 목적은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과거와는 별개로 나는 요즘 스스로 견디기 벅찰 정도의 책임과 압박을 느끼고 있는걸까? 물론, 아들러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빡빡한 일정과 과로로 인해 피로감과 무기력함이 몰려올 때, 우울감은 더욱 짙어진다. 이럴 때 보통은 '너무 피곤해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 혼자 있고 싶다. 우울하다.'고 얘기하지만 아들러의 말대로라면, 책임과 압박을 벗어나고 싶은 목적 때문에 우울감을 느끼는 것이다.
건강한 감정이 현실적인 상황 판단을 바탕으로 한다면, 부정적인 감정은 비현실적인 사고방식에 뿌리를 둔다. 당신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당신은 모든 감정을 느낄 권리가 있지만, 정말 그런 감정을 원하고 있는지, 그 감정을 표현하면 당신에 삶에 도움이 되는지 정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당신이 놓여 있는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행동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만약 어떤 감정을 표현했을 때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하고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당신 스스로 그 감정을 바꿔야 한다.
-'아들러의 감정수업' 中-
감정의 출처가 어디인 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감정은 분명 인간에게 존재한다. 또한 감정은 우리의 사고 방식과 연결되어 있다. 같은 롤러코스터를 타더라도 누군가는 설렘과 스릴감을 느끼고, 또 누군가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낀다. 이는 롤러코스터에 대한 기억, 혹은 롤러코스터에 대한 생각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을 바꿔야 한다. 하지만 이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이제부터 부정적인 마음가짐을 버리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우울증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실천적인 방법들을 소개하겠다.
<불행한 기분과 싸우기 위한 기본 원칙>
심리학자 엘리스는 불행한 감정에 맞서 싸우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기본 원칙을 제시했다. 마음에 깊이 새기길 바란다.
-'아들러의 감정수업' 中-
① 혼란스러운 생각과 감정은 내가 직접 만들어낸 것으로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다.
② 나를 짓누르고 불행하게 만드는 믿음과 의무감은 비합리적이다.
③ 내가 불행한 이유는 과거의 경험이 아니라 그 경험에 대한 나의 해석 때문이다. 비합리적인 믿음이 불행한 과거를 만들어낸다. 이런 믿음을 없애지 못하면 나는 계속 불행할 수 밖에 없다.
④ 나의 비합리적인 믿음을 이애하고 자 노력할 때는 불안이나 우울증 같은 감정 장애가 없는지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감정장애가 있다면, 그 장애를 낳는 사고방식을 없애기 위해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
⑤ 내가 어떻게 감정 장애에 이르게 되는지 알았다면, 곧 나의 사고방식과 감정을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이 무엇인지 아는 정도로 충분치 않다. 확고한 실천만이 부정적인 생각을 바꿀 수 있다.
-'아들러의 감정수업' 中에서-
아들러의 사상을 보면, 그가 인간의 능력을 굉장히 높이 평가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고의 전환을 통해 감정의 영역까지 변화시키고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힘, 그것이 인간의 가장 큰 잠재력이라고 믿었다. 아들러는 스스로 느끼는 감정에 지배 당하지 말고, 그 감정을 느끼는 이유를 스스로 생각하고 찾아서, 원인이 되는 생각과 사고를 전환하라고 조언한다. '죄책감'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잘못된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성격과 가치 자체를 비난할 때 죄책감에 빠져든다. 바나면 잘못된 행위만을 주목하면 죄책감을 느끼는 대신 후회하는 정도로 그칠 수 있다. 그리고 후회는 죄책감과 달리, 변화의 동기가 될 수 있다. 죄책감을 없애려면 말투를 바꿔야 한다. 단언이나 비난의 말투를 피해야 한다.
-'아들러의 감정수업' 中-
아들러는, 감정이 옳지 않은 행위를 합리화하고 변호하기 위한 도구가 되어선 안된다고 말한다. 감정을 통해 느낀 게 있다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죄책감을 느꼈다는 건, 스스로 그 행위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행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죄책감을 느끼지도 않았을 테니까.
두려운 상황을 자꾸 피하기만 하면 일시적으로 불안을 줄일 수 는 있지만, 마음 깊이 잠재된 불안은 계속 커진다. 반면 그 상황에 정면으로 대응하고자 하면, 두렵다는 생각이 점점 사라질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려고 하는 대신, 불안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자신이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실수를 하고 죄의식에 시달리며 서툰 모습을 보일수도 있지만 묵묵히 나아가는 것이다.
'아들러의 감정수업' 中에서
감정은 인간에게 있어 꼭 필요한 존재다. 감정을 통해 나를 표현하고, 나의 상태를 알려줄 수 있다. 감정을 느껴 타인의 기분과 상황을 알게 되고 그를 통해 관계를 맺어 좋은 인연을 만들어 나간다. 또한 슬픔을 함께 나눔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돕는다. 기쁨은 함께 나누면 두배가 되고, 슬픔은 함께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 말도 있다. 중요한 건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왜곡하지 않고 인정하는 것이다.
요즘은 사회가 만들어 놓은 시선과 의무로 인해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 보지도, 표현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을 묵살하고 마음 깊숙히 썩혀두므로, 마음이 병들이 가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게다가 기술의 발달로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여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감정을 조절하여 우리가 스스로 마음의 주인이 될 수 있고, 심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다는 아들러의 수업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감정은 얼마나 깊고 넓은 세계 속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