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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Aug 14. 2020

오래 남겨진 종이

글로 나아가는 이



오래 남겨진 종이에 오랜 기억을 집어 넣는다. 보고 싶은 사람을 뒤로하고. 구겨져 가는 마음을 조심스레 펼친다. 한 달, 두 달, 지나고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더 이상 당신이 보고 싶지 않을 거라며 말했던 그 사람은 이제 보이지 않는다.


채우고 또 채워도 채워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마음들, 정욕이 많아 밤새 야릇한 생각을 했던 나는 '무기력'과 '활기참' 그 중간 어디쯤에 살았다. 사는 것이 부질없고 다 비슷한 것 같아서 무책임한 상상을 했다. '순간'에 취해 모든 걸 쏟아놓는 인간이라는 친구들.


"아니, 욕구를 왜 욕구대로 못 표현해?"


이런 질문을 받으면 마음이 좋지 않다.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고. 떄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왜냐하면 내가 가장 제어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심호흡을 하고 종이에 글을 적는 것. 이 두 가지로 그 욕구가 모두 사라지진 않지만 잠시라도 환기를 시킬 수 있다.


오래 남겨진 종이에 무언갈 남기며 오늘도 무사히 흘려보낸다. 뭐가 대단하다고. 그리 멋있는 글을 쓰고픈 생각은 없다. 그저 있는 그대로 슬프면 슬픈대로, 기쁘면 기쁜대로, 아프면 아픈대로, 거짓말 하고 싶지 않다. 힘이 풀린채로 '툭' 털어놓을 수 있다면, 가슴이 한결 편할 것 같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픈 맘도, 모두 그리움 때문인지라.


멀리 떠나면 '사람'을 잊을 수 있을거란 기대감 때문에. 하지만 그리운 그대는 맘 속에 사는데 어떻게 떠난다 해서 잊혀질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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