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은 돌아보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이익, 상호사설 中

by 글로


옛부터 벼슬과 이름을 얻어 세상에 크게 드러난 사대부들 가운데 평생토록 배운 것을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왜 그럴까? 그것은 일을 실행에 옮길 때와 말할 때의 처신이 같지 않고, 또 다른 사람과 나릐 마음이 다르기 때문이다. 더러는 위세와 권위에 억눌리거나 여러 무리의 꼬임에 빠지기도 하고, 더러는 당시 상황에 쫓겨 다급하여 그렇게 되기도 한다.


또한 이익과 욕망의 구렁텅이에 빠지기도 한다. 이것은 모두 욕심이 그렇게 하도록 만든 것이다. 사물에 대한 욕심이 사람의 선한 마음을 눌러 양심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양심이 이동하면서 일 역시 옮겨간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해 옛 성인들의 판단이 존재하고, 이전 시대의 역사가 증명한다.


하지만 사물에 대한 욕심이 항상 마음속에 걸려 있어서 일이 다르고 시대가 같지 않다는 변명꺼리만 보일 뿐 마땅히 간직해야 할 선한 마음에 대해서는 성찰하지 않는다.


이에 잠깐 동안 일의 방향이 바뀌고 마음 속에 품었던 생각이 변한다. 이렇게 보자면 큰 일에 부딪쳐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판단할 때 반드시 벼슬과 녹봉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이라야 마땅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요점이다.


-이익, '상호사설 : 독서와 벼슬살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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