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똥꾸멍을 핥는다. 개같은 희열감, 저기다가 뭔가 집어놓고 싶은 욕구는 치밀어 오른다. 사무실엔 적막이 흐른다. 나는 개같은 세상에 살고 있음을 점차 인식한다. 개에게 물을 수 없어 미안하다. 하루에도 몇번씩 '개' 같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데 개보다 못한 삶이라 고뇌하고 또 고뇌하는 건 정답이 없는 문제지 속의 함수같다.
리비도, 성욕이 모든 행동의 근간이라고 말했던 프로이트는 하루에 몇번 자위를 참았을까. 나는 가면을 쓰고, 벗고, 쓰고, 또 쓰다가 마스크팩처럼 얼굴에 스민 '거짓자아'를 발견하기도 한다.
나의 룸메이트는 금욕을 외치며, 하루에도 수십번 '자위 했어?' 하고 묻는다.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은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라는 문구에 분개하던 성실한 크리스찬 친구는 결국 예수를 사기꾼 취급하고 떠나버렸다.
나는 이런저런 직장 전전하며 글을 쓰다가 갈 때까지 간 인생을 바라본다. 김훈 작가의 문장이 참 멋있어 따라써보려 했지만 빌어먹을 내 필력에는 온통 '일본'의 잔재가 남아 추잡하기 그지없다.
감정, 생각, 똥, 성욕, 그리움 등 비워내야 할 것들이 내 안에 둥둥 떠다니고 나에겐 구린내가 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