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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Aug 29. 2020

그렇게 살아야 했다

글로 나아가는 이


그렇게 살아야 했다. 출근과 퇴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어 한참을 방황했다. 빈 시간이 모두 녹아내리고, 도심은 사람들의 한숨이 모여 짙은 안개를 이루었다. '그저 그렇게' 라는 말에 한표를 던졌다. 그냥 살아있는 내가 싫었다. '그냥'이라는 말이 '뇌'의 전부가 됐고 생각하지 않는 삶이 돼 있었다.


생각하지 않는 삶. 생각하지 않는 삶은 '나'를 잃어버리게 만든다.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에 무엇이라 말할 수 있는가. '이름'을 말할 것인가? 이름이 나의 전부인가?


외모, 얼굴, 몸이 내 전부인가? 그럼 언젠가 사라질 나인가. 사람이 남길 수 있는 건 이름인데, 이름에 대해 나는 한번도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생각하지 않았기에 그 사연을 좇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단어' 하나에도 깊은 뜻이 숨겨져 있으리라 믿고 바라보는 것. 곧은 시선의 힘은 아주 세다. 그 시선은 날이 무뎌진 칼이 아니라 날선 검과 같다.


진리 속에서 예민해진다. 예쁘게 나뭇잎의 핀줄이 선명해진다. 벌겋게 타오른 정의의 선율,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구름처럼 떠 다닌다.  


-글로 나아가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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