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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Sep 01. 2020

경계에 서 있다는 것은

글로 나아가는 이


경계에 서 있다는 건, 죽음 앞에 서 있기도 하고 '삶'의 마지막 기로에 서 있단 말도 된다. 마음이 찌릿찌릿하고 울고 싶은 감정이 올라온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나의 고집을 좀 내려놓고 물에 몸의 흐름을 맞기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답답함, 숨막히는 눈빛이 있다. 마음이 얼어붙은 듯 쉽게 녹지 않는 심연의 아이스크림, 이걸 녹이는 게 마지막 보루다. 내가 느끼는 슬픔이 진실인 지 거짓인 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직 나만 안다. 사랑으로, 마음으로 이것이 아니면, 말은 번지르하게 누구나 할 수 있다. 나는 얼마나 번지르한 사람인가.



삶의 본질을 잊지 않고 살고 있는가. 가슴에 강물이 흐른다는 건 마음이 얼마나 자주 움직이고, 아프고 한단 말인가. 약간의 폐수에도 금방 오염되는 그런 연약한 성질, 우리는 마음을 녹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말을 했던가. 햇빛이 내리는 창가에 엎드려 단잠을 자던 소년에게 우리 모두는 삶의 경계에 서 있다.



한 발자국만 뒤로가면 언제 나락으로 떨어져 버릴 지 모르는 그런 세계에서 사는 인간들이 참 질기다. 이 생명력이 질기다. 무방비 상태에서 받아들이는 상처들이 가슴이 마찰을 일으키고 우리는 다시 한번 방황하기 시작한다. 죽음, 죽음과 같은 이름의 가슴.  



내 가슴에 얼마나 민감했는지 되돌아본다. 나는 왜 숨을 쉬는가, 도대체 왜 나는 늘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가.


-글로 나아가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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