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로 Sep 18. 2020

지치지 않겠다는 마음은 아니었다

글로 나아가는 이


지치지 않겠다는 마음은 아니었다. 계속 달려야 했고 달리며 말을 했다. 내 마음이 괜찮아 지는 날 다시 오겠다고. 그때 내 표정은 어땠을까. 웃지 않았겠지. 자주 무너지는 나를 보며, 그냥 보내줘야지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버티기 힘들거라고 내가 그래도 버티는 이뉴는 무엇인가. 붙잡을 게 있어서 일텐데. 오늘은 계속 혼자였다. 혼자서 버스를 탔고, 온자서 음료를 시켰다. 이 커피 한 잔에 5500원, 이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저 생각만 하는 내게 누군가 알려줬으면. 본능과 이상의 거리가 너무 멀다고. 가슴이 울적한 이유는 뭘까. 가슴이 울렁거리고, 이건 마치 화학작용 같아. 물리작용보다는 화학작용이야. 얼굴에 여드름이 나서 스트레스를 받지만, 그것조차 인식하고 신경 쓸 겨를이 없어서 하나하나 해 나가겠다는 다짐이, 때론 무책임해서, 나는 오늘 그들에게 신경쓸 겨를이 없어서. 나는 무책임했다고 할 수 있을까.


무엇이 쓰고 싶은가. 나는 왜 쓰는가. 왜 생각하는가.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나의 일은 너를 생각하는 것이었다는 문구에서 무엇을 느끼는가. 마음 곳곳에 이끼가 끼고 나는 그 찝찝함을 벗겨내기 위해 계속 뭔가를 한다. 파도가 멈추지 않는 바다 속에서 고뇌하고 쓰고, 느끼고, 또 좌절하고.


가슴이 물이 아니라 불이란 사실을. 타오를수록 점저 더 커지고 언젠가 걷잡을 수 없는 화염으로 번진다는 사실을. 뭔가를, 뭔가를, 뭔가를. 뭔가를. 뭔가를. 뭔가를. 뭔가를. 뭔가를, 뭔가를 나는 해야 부드러워 지는가. 언젠가 죽을지도 모를 나는. 뭔가를, 뭔가를, 뭔가를, 뭔가를, 바라고 있는가.


-글로 나아가는 이

매거진의 이전글 오랜만에 부는 바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