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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Sep 22. 2020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해서 아파요

글로 나아가는 이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해서 병든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인생이 뭐길래, 우리는 바둥바둥 살아갑니다. 작은 행복에 착념하기까지 꾀 오랜시간이 걸렸습니다. 대화를 할 때 가슴이 '턱'하고 막히는 친구도, 그 사정이 무척 궁금해집니다.


"엄마 이제 하고 싶은 것 다 해보면서 사세요."  


나도 너가 좋아하니까 좋아. 나는 너를 좋아하기 때문에, 너가 좋아하는 것도 좋은 거야. 네가 하고 싶은 걸 못해서 힘들어 하는 걸 보면, 나도 너무 슬퍼. 그럼 이제 찾아보자.


"네가 하고 싶은 건 뭐야?"

"음, 막상 그렇게 물으니 잘 모르겠어."

"그럼, 작은 것부터 하나씩  즐겨볼까?"

"응, 좋아."

"첫째는 뭐가 좋을까?"

"첬째는 뭐니뭐니해도 먹는 거지!"

"그래,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그럽시다."


해맑은 엄마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엄마의 삶을 내가 찾아줄 순 없겠지만, 엄마의 삶에 동햏ㅇ자가 되어줄 순 있었다. 푸른 언덕 위로 붉은 노을이 비취는 게 보였다. 붉은 해 위로 검은 그림자들이 하나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갈매기 때였다. 숨을 들이마셨다.


엄마는 파도 앞으로 다가가 가만히 지는 노을을 바라 보았다. 나는 섣불리 엄마 곁으로 다가설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풍경이 너무 눈부셨고 왠지 '엄마'가 아닌 한 여인의 온전한 뒷모습을 바라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글로 나아가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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