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한 숨 들이쉬면, 묵묵한 숨이 베어나온다. 한 숨, 한 숨 노력하고 있는가. 숨을 들이쉴 때 생명이 내게 들어오는데, 나는 왜 매순간 살아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걸까. 시간은 흘러가는 게 아니다. 시간은 채워가는 것이며, 등에 지고 가는 파란 집과 같다. 잔잔한 파도 같이. 수많은 말들이 흘러간다. 나는 어떤 배를 타고 흘러가는가. 시간의 노래, 뱃고동을 반주삼아 부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듣고,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껍집을 벗긴다. 나의 더러운 말과 행동과 생각들을 벗기자. 더러움 속에 살면 우리는 '인간'이 될 수 없다. 사람이 될 수 없다. 가슴이 찢긴듯 심장의 잔물이 흘러내리듯 고통이 모여올 때는 하늘을 바라보자. 저 높고 높은 하늘을 바라보자. 미치듯 아름다운 저 하늘을 좇아가자. 바람에 찢겨 사라져도 좋으니. 정말 좋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