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로 Jan 21. 2017

어느 아무렇지 않은 날에

글로 나아가는 이


슬퍼할 것이 없는 겨울에
소독된 나의 마음에
흰 눈 같은 네 목소리가
소복이 쌓였으면 좋겠다.

한강을 건넌다.
추워서 거닐진 못하고
기차를 타고서.

"날씨가 참 좋네."
옆자리에 앉은 한 아저씨의
기분 좋은 언급이었다.

이 길이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너라는 한 사람으로 인하여
이토록 설렐 수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 서글픈 하루가 되지 않았으면

너를 보러 가고 싶다.
아무렇지 않은 날에
아무렇지 않은 듯이

꽃 한 송이 없이
이 만개한
마음 한 다발 가지고 가서

네 고운 얼굴에
서성임 하나 없는
웃음꽃을 틔워주고 싶다.

-어느 아무렇지 않은 날에, 글로 나아가는 이-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의 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