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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Dec 22. 2022

크리스마스·연말 외로움에 대처하는 법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다가오니 여기저기서 짝을 찾는 신음이 들려온다. 내 코가 석자지만 유난히 이 때면 소개를 시켜달라고 하는 등 외로움을 타는 이들이 많다. 물론 주변과 자신을 비교해서 오는 상대적 외로움이 대부분이겠지만(이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래도 우린 환경에 취약한 인간이니 충분히 이해가 간다.


"마~ 주변에 혹시 괜찮은 사람 없나?

"외롭네요. 크리스마스도 다가오는데..."

"이번 연말도 혼자인가."


이런 말을 들으면 누구라도 소개해주고 싶어 진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하다 보면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결론짓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런 시즌에는 분위기에 이끌린 충동적 외로움이 급속도로 전염되기 때문에.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그리고 충동적 외로움을 채우기 위한 만남이 전부 나쁘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만남을 추천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그냥 귀찮아서도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데에는 내 경험도 영향을 미쳤다.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시작한 만남도 있었지만 어느 하나 오래 유지된 적이 없었으니까. 몇 번 경험하고 나니 너무 외로울 만나면 오히려 더 외로워진다는 걸 알게 됐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만남의 이유가 상대가 아니라 나의 외로움이었으니까. 충동적 외로움이 가라앉는 순간, 도구였던 상대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고 만다.



면역이 약할수록 병에 더 깊게 걸린다. 충동적 만남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이 만남이 진정 서로에게 진정 위로가 될 수 있는지 등을 모른 채 급히 빠져들면, 순간의 외로움과 만남의 열정이 식어갈 때 거기서 오는 박탈감과 괴리감도 더 크다.


벚꽃철,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무슨 데이 어떤 시즌이 주는 충동적 외로움은 유통기한이 비교적 짧다. 마치 유튜브, 인스타그램, 커뮤니티를 통해 우리 주변을 맴도는 숱한 유행들처럼 말이다. 매년 반복적으로 오지만 금방 지나가고 만다. 하지만 우린 그걸 잘 생각하지 못한다.  무슨 날이 만들어진다고 매번 외로울 순 없지 않은가. 그러다 보면 365일 외로워야 한다.



뭐 한편으론, 그런 시즌에라도 살랑이는 마음을 바람에 그냥 흘려보내고 싶은 걸 수도 있지만. (이런 갬성적인 이유라면 괜찮다) 하지만 충동적 외로움으로 너무 깊은 고민에 빠지거나 지나친 에너지를 쓸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제 결론. 좀 씁쓸할 수 있지만 이게 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살아라. 흘려 보내라. 그리고 이 시즌을 지나 아무 때도 아닌 날 만난 그 사람과 다음 그 시즌을 함께 보내라."


(좀 멋진데?...)


아마 그때의 당신은 지금보다는 조금 더 외로움을 잘 견디는 인간이 돼 있지 않을까? 물론 그게 축복일지 저주일지는 모르지만.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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