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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Jan 03. 2023

새해부터 번아웃. 당신은 괜찮나요?

누구에게나, 생각보다 자주 찾아올 수 있는



겨울이지만 비교적 포근했던 2023년 새해 첫 날, 한 동안 연락이 뜸했던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하던 일을 그만두고 고향에 가서 두달 정도 칩거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심신이 지쳐 누구와도 연락하지 않았다며 '번아웃(burn out)*'을 경험했다고 했다.

* 정신적 탈진, 소진을 의미.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인 증상으로 일과 학업에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에너지 고갈 현상, 피로도 증가, 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증가, 업무 능력 감소, 정신적 거리감이 발생하는 현상을 뜻한다.


기억하기로, 몇달 전 그는 꽤 많은 일을 계획하고 있었다. 새로운 연인과의 미래, 파티, 여행, 사업  얼추 봐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많았다. 당시 난 그에게 무리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확신에 가득찬 목소리에 그럴 수 없었다.


친구는 처음에는 자신에게 번아웃이 왔다는 사실을 용납하지 못했지만, 연이은 좌절힘을 잃었고 이내 고향으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혼자 고민이 많았을 친구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쉼이 필요했던 것 같아."


사정을 일일이 다 알 순 없지만 분명 라도 힘들었을 것이기에 그의 얘기를 충분히 들어주었다. 그에게는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새해 만남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 가지 다행인 건 전에 일했던 회사가 그에게 새로운 제안을 해 왔고 새해부터 다시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는 .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비슷한 연락을 또 하나 받았다. 두 달 전 회사를 퇴사한 동료였다. 그 타지에서 와 취업을 했지만 입사한 지 약 3달 만에 여러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 일을 하다가 힘이 들면 눈물을 자주 보여 신경이 쓰이던 동료였다. 퇴사날 마지막으로 보낸 카톡에도 그는 아무런 답이 없었다.


당시엔 더 이상 회사 사람들과 연락을 하고 싶지 않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한동안 주변과 연락을 끊고 고향에서 지낸 것이었다. '번아웃'이었다.


다행히 그도 새로운 일자리를 구했으며, 평소 쓰던 웹소설로 계약도 맺었다고 했다. 참 잘된 일이었다.


새해부터 번아웃을 겪은 두 소식을 들으니 복잡미묘한 생각이 스쳐갔다. 혹시 내게도 번아웃이 찾아오진 않을까? 아니면 이미 찾아온 건 아닐까.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지금 금 할 수 있는 건 주어진 일들을 계속 해 나가는 것뿐이었다.


다만 한 가지 바라는 , 혹시 내게 번아웃이 찾아오더라도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 어떻게 지치냐고 닥달하거나 나무라지 않고 조금 쉬어도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으면.

  

요즘 많이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번아웃을 겪는 이들이 많다. 번아웃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으며 그리고 생각보다 자주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서둘러 두려워하진 말자. 너무 많이, 깊이 생각하지도 말자. 번아웃이 왔을 때는 휴식의 시간을 갖자. 그리고 그 후에는 다시 힘을 낼 수 있다고 믿자. 


번아웃이 잦고 정도가 심하다면 주변에 알리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자. 그리고 무엇보다 번아웃을 만난 자신을 수용하고 괜찮다고 말해주자.   


새로운 한 해를 살아갈 나 자신과 그리고 어디선가 힘겨운 하루를 보낸 후 번아웃으로 아파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당신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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