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잊은 그대에게 中
모든 기다름은 결국 시간과 변화의 문제다.
'어린왕자' 여우의 말이 기억나는가?
기다림이란 오늘 하루를 다른 날과 다르게 만드는 일이다.
그러니 어제와 늘 같이 오늘을 살면서
내일이 변화되길 기다리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하지만 그보다 더 어리석은 것은
이미 지나간 버스를 기다리는 것일 테다.
안타까워도 그것이 진실인데
무서운 것은 과연 그 버스가 지나갔는지
여부를 알 길이 없다는 데 있다.
기다림에 녹이 슨 채, 그러다 우리는 죽을 테고
그런 생각을 할 때면 가끔 인생은 두렵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 中, 정재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