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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Feb 04. 2024

사용하는 부위는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는 부위는 퇴화한다

편리함은 우리를 얼마나 쇠퇴하게 만드는가.

"자, 3번 복명복창한다. 따라 해."

"사용하는 부위는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는 부위는 퇴화한다!"



중학교 2학년 시절, 매 체육 시간마다 이 문장을 외웠다. 중년의 나이에도 균형 잡힌 몸을 가진 체육 선생님은 수업 시작 전 늘 이 문장을 칠판에 쓰고 학생들에게 외치게 하셨다.


사실 당시엔 왜 외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강하게 다그치는 모습이 오히려 강압적이고 무섭게 느껴졌다.


하지만 15년이 흐른 지금, 스스로 건강을 챙겨야 할 나이가 되니 이 문장의 의미를 조금씩 깨닫고 있다. 물론 꾸준히 운동을 한 덕분이다. 하지 않았다면 저 문장은 지금도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허공 속 외침에 불과했을 것이다.



매일 5km를 달리고 무거운 아령을 들고 내려놓으며 느끼는 건, 사용할수록 내 몸이 발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느낌은 나를 더 성장하게 만든다.


이건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직접 체험하고 느끼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진실이기도 하다. 단순히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부딪히고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왜 자꾸 몸을 사용해야 하는가. 슬프게도 아무리 똑똑한 뇌와 기발한 생각을 가진 사람도 이를 표현하고 현실로 만들어 내려면 행동으로 옮기는 방법 밖에는 없다. 적어도 염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렇다. 그래서 건강한 뇌를 만들기 위해선 자꾸 몸을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가지 드는 생각은, 보이지 않는 생각과 감정 조차도 자꾸 사용해야 발달한다는 것.


굳이 몸을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 하나, 클릭 몇 번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은 이 편함의 시대에 난 어디에서 진정한 행복과 성취감을 느끼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달리기. 웨이트 트레이닝, 스트레칭, 독서, 대화 모임, 묵상, 사색, 글쓰기


계속 몸을 사용하는 일. 몸이 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스스로 고통을 느끼며 살아있게 하는 일.

가만히 있어도 모든 걸 알려주는 척척박사가 아니라 노력을 해서 문을 열고 찾고 생각해서 스스로 답을 찾아 나서야 하는 일.


수많은 편리함이 우리를 얼마나 쇠퇴시키고 있는지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용하는 부위는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는 부위는 퇴화한다."


좋은 것이든 좋지 않은 것이든, 우리가 몸으로 하는 모든 것에 이 문장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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